온라인 쇼핑,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 접점에서 AI 상담봇·가상 비서·로봇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실제로 고객은 상황에 따라 인간 상담원보다 기계 기반 상담을 더 선호하기도 하며, 이는 기업의 서비스 전략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덴마크 올보르 대학교(Aalborg University) 비즈니스스쿨의 홀거 로쉬크(Holger Roschk) 교수와 독일 가톨릭 잉골슈타트-아이히슈테트 대학교의 카트야 겔브리히(Katja Gelbrich), 산드라 미더러(Sandra Miederer), 알리나 케라스(Alina Kerath) 연구진이 약 28만 2000명이 참여한 327건의 실험을 분석한 메타 연구 결과 발표했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AI 상담원은 인간 상담원보다 항상 우월하지는 않지만, 고객이 실제로 보이는 행동 차이는 생각보다 작았다. 특히 맥락이 중요한데, 부정적인 응답을 전달하거나 민감한 상황일 때 AI가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대출 신청이 거절되는 경우, 알고리즘의 ‘비인간적 무감각’이 오히려 고객에게 덜 불편하게 다가왔다.
민감한 구매와 기계적 정확성
건강·의료·개인용품 구매처럼 고객이 인간 상담원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거래에서는 챗봇이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AI는 배송 시간 계산, 최단 경로 탐색, 의류 사이즈 추천 등 데이터 기반 정확성이 중요한 과제에서 강점을 보였다. 물리적 로봇은 호텔 룸서비스나 창고 작업 등 모터 기능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특히 효과적이었다.

인간과 기계의 보완적 역할
그러나 연구진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공감, 즉흥적 대응, 상황 인식이 필수적인 서비스 맥락에서는 여전히 인간 상담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은 AI를 직원들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영역에 집중 배치하는 것이 적절하다.
올보르 대학교 홀거 로쉬크(Holger Roschk)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AI가 은행부터 헬스케어까지 통합되는 시대에 우리는 언제, 어떻게 기계를 받아들이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AI 상담원의 인간 모방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계적 특성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객 서비스에서 인간 상담원과 AI 상담원의 효과 차이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단순히 인간 대 기계라는 구도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기업은 고객 접점에서 AI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효율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인간의 공감과 판단이 필요한 상황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