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생성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개인화된 고객경험(CX)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 실시간 구매 의도 분석, 상담 자동화 등 다양한 기능이 비즈니스 전반에 확산되며 AI 기반 상호작용은 고객 여정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확산과 달리 소비자 체감 품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며, 기업의 기대와 고객 경험 사이의 간극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고객 경험, 마케터 86% 긍정 vs 소비자 35% 동의

AI 기반 수익 창출 플랫폼 기업 인보카(Invoca)가 공개한 ‘마케팅 AI 영향 보고서 2026’에 따르면, 마케터의 86%는 AI가 구매 경험을 개선한다고 답했지만 소비자 중 동의한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인보카의 보고서는 마케터들이 AI가 고객 경험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방식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보카의 보고서는 마케터들이 AI가 고객 경험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방식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마케터의 85%는 소비자가 AI 기반 상호작용에 긍정적 감정을 느낀다고 믿었지만 실제 소비자 응답은 37%에 그쳤다. 복잡한 작업에서 AI를 선호한다고 믿는 마케터는 49%였으나 소비자 신뢰도는 30%였다. 인보카는 이 격차가 AI 전략이 내부 가정보다 실제 고객 데이터 검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AI 속도 경쟁이 불러온 운영 준비도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B2C 마케터의 81%는 향후 12개월 내 산업 내 AI 리더가 등장할 것이라고 믿었으며, 80%는 리더십이 측정 가능한 AI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90%는 내년에 AI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쟁 압력은 조직의 AI 추진 속도를 더욱 가속하고 있으며, 마케터 56%는 고객 경험보다 AI 도입 속도를 우선해 브랜드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4%는 AI 구축을 서두를 경우 고객 경험 악화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84%는 자사 조직이 업무 중단 없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 Invoca는 이러한 낙관론 뒤에는 데이터 인프라 부족과 운영 자동화 체계 미완성 등 실제 준비도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AI 전략이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구조적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화 데이터 활용 부족이 AI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

보고서는 기업들이 통화 녹음과 대화 대본 등 1차 대화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케터의 37%만이 이러한 고품질 데이터셋을 AI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대화 데이터는 고객 의도, 반대 의견, 구매 동기 등 가장 직접적인 신호를 포함함에도 상당수 기업이 이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대부분의 마케터는 비정형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하기까지 2~7일이 소요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지연은 일별·시간대별로 빠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AI 자동화 모델의 성능을 제한하며, 새로운 고객 신호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제약으로 이어진다. 인보카는 “AI 성능은 데이터 품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화 데이터의 즉시 활성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소비자 인식과 실제 경험 간의 불일치

마케터의 85%는 소비자가 AI 상호작용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믿었지만, 실제 소비자 응답은 3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복잡한 업무 처리에서 AI 신뢰도를 보인 소비자도 30%에 머물렀다. 이는 고객이 AI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면 정확성, 맥락 이해, 상황 적합성 등 경험 품질이 실제로 개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인보카는 마케터가 소비자 감정을 내부 가정보다는 실제 데이터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마케터 간 인식 차이는 AI 전략 검증 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며, 실시간 고객 데이터 기반 검증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AI CX 품질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AI 성과 확보 4대 우선순위

보고서는 기업이 인식 격차를 해소하고 AI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 4가지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① 내부 과신을 배제하고 객관적 경쟁 기준 기반 전략 수립

② 목표 달성을 위한 AI 투자 규모 및 우선순위 재정렬

③ 1차 대화 데이터 실시간 활성화, 인사이트→실행 자동화 워크플로 구축

④ 내부 추정이 아닌 실제 고객 데이터 기반 AI 검증 수행

인보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피터 아이작슨(Peter Isaacson)은 “다음 시대의 마케팅은 모든 고객 상호작용을 인텔리전스로 전환해 수익 창출로 이어가는 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보카 보고서는 AI CX 확산 속도와 고객 체감도 간의 괴리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경쟁 압력으로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데이터 인프라·운영 준비도·실시간 검증 체계가 부재한 기업은 AI가 오히려 고객 경험을 약화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기업은 내부 판단보다 실제 고객 데이터를 중심으로 AI 전략을 재정렬해야 지속 가능한 성과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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