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공급망 보안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물류와 운송 분야의 사이버 및 물리적 보안 위협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범죄조직의 고도화된 기술 악용이 맞물리면서, 고가 소비재를 겨냥한 화물 도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보험 범죄 예방 기관인 국민보험범죄국(이하NICB)은 2025년 화물 범죄의 조직화와 디지털화 양상을 경고하며 예방 조치를 강조하고 있다.
NICB는 2024년 한 해 동안 화물 도난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2025년에는 추가로 22%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도난 피해액은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개인 도난의 평균 추정 피해액은 20만 2천 달러에 달했다. NICB는 18개월간 240건의 화물 범죄 수사를 지원해 70건 이상, 약 4천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 악용한 신종 범죄 수법 확산
NICB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취약점과 일반적 비즈니스 도구의 악용이 화물 범죄 증가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VoIP(인터넷 음성 프로토콜), GPS,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 합성 신원 등의 기술이 범죄자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으며, 고가의 전자제품, 의약품, 의류 등은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범죄자들은 운송업체를 사칭하거나 사기성 픽업을 시도하고, 물류 정보를 조작하여 원래 배송 경로에서 이탈시켜 암시장으로 유출하고 있다.
NICB의 데이비드 J. 글라우 사장 겸 CEO는 "이러한 범죄로 인해 제조업체에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된다."라며,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운송업계, 보험사, 법 집행기관이 범죄 데이터 공유에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예방 중심의 공급망 보안 전략 권고
NICB는 화물 도난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억제라며, 공급망 참여자에게 예방 중심의 보안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우선, 배송 정보 접근이 가능한 모든 직원에 대해 신원 조회를 실시하고, 납치 인식 및 도난 대응 교육을 포함한 보안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운송 파트너는 사전에 보안 철학을 공유하는 업체로 한정하고, 이중 중개를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운송 중에는 고위험 구역이나 알려진 범죄 핫스팟을 피하고, 초기 200마일 이내에는 정차하지 않는 등 운전자 행동 수칙을 마련해야 한다. VoIP를 사용하는 연락처가 확인되면 추가 심사 절차를 거치고, 이메일 변경 요청은 반드시 화물 소유자에게서만 받아야 한다. 트럭과 화물은 공회전 중일 때 가장 취약하므로, 감시 인력에게 360도 관찰 임무를 부여해야 한다.
기술적 보안 조치로는 경보 감시 시스템, 차량·화물 추적 시스템, 이모빌라이저, 보안 조명 등 다양한 수단이 권장된다. 공급망 전반에 걸친 보안 허점 파악을 위한 정기적인 감사도 필수적이며, 기술이 범죄에 어떻게 악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NICB는 FBI, CargoNet, Overhaul 등과 협력하여 독자적인 위협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범죄 패턴을 식별하고 억제 전략을 수립 중이다. NICB는 일반 대중과 기업에게 화물 도난이 의심되는 경우 현지 법 집행기관, 보험사, NICB 핫라인(1-800-TEL-NICB)으로 연락할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