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인프라 시장은 VM웨어(VMware)의 정책 변화 이후 혼란기에 접어들며 대안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급증했다. 브로드컴 인수 이후 라이선스 정책 변경과 구독 전환이 강제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유지 혹은 교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상화와 클라우드, AI 활용에 대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클라우드·가상화 인프라 기업 아크프라(Arcfra)가 23일 강남 코엑스에서 ‘아크프라 솔루션 데이 2025(Arcfra Solution Day 2025)’를 개최하고, 차세대 가상화·스토리지·AI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엔드유저 컴퓨팅(EUC) 전문 기업 옴니사(Omnissa)와 SaaS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카페24의 협력 사례 및 전략을 공유했다.
아크프라 곽진욱 지사장은 “작년 VM웨어의 정책 변화로 시장이 큰 변화를 겪었고, 엔터프라이즈부터 SMB까지 여전히 대안을 찾고 있다.”라며 “향후 3~4년은 이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크프라 ‘AOC’, 단일 화면 중앙 관리 허브
아크프라의 ‘AOC(Arcfra Operation Center)’는 가상화 환경을 중앙 통제하는 관리 플랫폼이다. 단일 화면에서 멀티 클러스터를 관리하고, CPU·메모리·스토리지 등 자원의 사용 현황을 분석해 최적화한다.
또한 자체 제작한 에이전트리스 마이그레이션 툴을 통해 VM웨어 환경에서도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한 단계적 이전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트래픽 흐름을 시각화하는 기능도 기본 탑재돼 운영자가 장애 지점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AOC는 직관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고객은 운영 복잡성을 줄이고, VM웨어에서 아크프라로 전환 시 안정적 브리지 역할을 한다. 특히 ▲멀티 클러스터 단일 관리 ▲마이그레이션 편의성 ▲네트워크 가시성 내장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VM웨어와의 핵심 차별점이다.
아크프라 정동주 부장은 “AOC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러닝 커브가 낮아 현장의 고객들에게 별도의 교육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비용·안정성·기능 차별화
아크프라는 VM웨어가 구독형 중심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영구 라이선스를 유지해 장기적으로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컨테이너 환경까지 지원해 하이브리드 인프라 운영을 단일 솔루션으로 통합할 수 있다.
기술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췄다. 오픈소스 기반 KVM 가상화 엔진을 채택해 글로벌 커뮤니티와 코드 패치를 꾸준히 교환하며 성능과 보안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패치와 보안 업데이트의 투명성을 높이고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 여기에 제로 트러스트 전략 기반 보안 기능, 스테이지드 마이그레이션 등 기본 탑재 기능이 차별성을 더한다.
옴니사, 호라이즌과 아크프라 통합 전략 제시
옴니사(Omnissa)는 VM웨어에서 분사해 ‘호라이즌(Horizon)’과 ‘워크스페이스 원(Workspace ONE)’ 솔루션을 중심으로 독립 노선을 걷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옴니사는 아크프라와의 협력을 통해 VDI 스토리지 비용을 61% 절감하고, 부트 스톰 문제를 해결한 통합 아키텍처를 소개했다.
특히 최신 호라이즌은 에이전트 자동 업데이트, 헬프데스크 툴, 화상회의 최적화, 블라스트 프로토콜 기반 고성능 전송 기능을 통해 고객 운영 부담을 줄였다. 또한 멀티 하이퍼바이저 지원 확대를 언급하며, KVM과 오픈스택 기반 환경까지 연동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옴니사 정래진 상무는 “VM웨어와의 결별 이후 고객들은 비용 부담을 우려했지만, 우리는 호라이즌 에디션을 단순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카페24, 아크프라로 비용 절감과 AI 서비스 확장
카페24는 아크프라 도입 이전 약 3만 대의 물리 서버를 운영하며 서버 OS 재설치, 반출·입고, 네트워크 작업 등 반복적인 관리 업무에 큰 부담을 겪고 있었다. 서버마다 자원 활용률의 편차가 심해 일부는 CPU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다른 일부는 유휴 상태로 남는 등 자원 낭비도 발생했다.
연말 쇼핑 시즌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확장이 필요했지만, 물리 서버 환경에서는 DB 확장이 특히 어려웠다. 전원·네트워크 케이블 연결이 얽히고설켜 물리적으로도 복잡성이 높아, 인프라 관리 효율성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카페24는 HCI 기반 인프라 전환을 검토하면서 비용과 운영 효율을 중점적으로 따졌다. 초기에는 개발자용 테스트 서버부터 아크프라로 이전했으며, 예상보다 높은 IOPS 성능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DB 서비스와 중요 프로젝트, AI 및 GPU 관련 서비스까지 활용 범위를 확장해 나갔다. 현재는 3노드로 시작한 인프라가 200노드 이상으로 확장됐으며, 아크프라 오퍼레이션 센터(AOC)를 통해 멀티 클러스터 환경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입 효과는 명확했다. 기존 물리 서버 500대를 운영하기 위해 25개 랙과 12~25대의 스위치가 필요했으나, 아크프라 기반으로 전환한 후에는 25노드를 1.5개 랙에 수용할 수 있었고, 스위치도 3대면 충분했다. 이로 인해 연간 운영비용을 2억 8천만 원에서 약 1800만 원 수준으로 줄였으며, 관리 인력의 반복 업무도 감소했다.
카페24는 자동화된 인프라 확장을 통해 급격한 부하 상황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는 개발 테스트 서버를 비롯해 중요 프로젝트, AI 서비스, GPU 활용 서비스까지 확장해 사용하고 있다.

카페24 조상현 본부장은 “엔지니어는 반복적인 업무가 아닌 혁신적인 일을 해야 한다.”라며 자동화된 인프라 환경이 개발자와 운영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AI 플랫폼 ‘뉴트리’로 확장
아크프라는 이번 행사에서 AI 플랫폼 뉴트리(Nutri)도 소개했다. 인텔·엔비디아·AMD GPU를 지원하며, 레이(Ray) 엔진을 기반으로 추론(Inferencing) 환경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허깅페이스 등 공개 모델이나 자체 모델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고, 카탈로그 기반 관리 도구와 GPU 스케줄링, 엔드포인트 생성 기능도 포함됐다.
아크프라는 뉴트리를 통해 ML옵스 대체까지는 아니더라도 합리적 가격과 손쉬운 배포로 AI 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번 아크프라 행사는 VM웨어 이후 가상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아크프라가 VM웨어 대안 시장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혁신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