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AI 개발사는 CT, MRI, 엑스레이처럼 장비·프로토콜이 제각각인 대규모 영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다루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왔다. 데이터 정제, 품질 관리, 개인정보 보호, 규제 대응까지 모두 각 기관이 직접 해결해야 했고, 임상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뢰 가능한 데이터 출처와 문서화 체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를 갖춘 개발 환경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연구와 실제 적용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다. 이로 인해 안정적으로 학습·튜닝·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일체형 플랫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의료영상 AI 개발 기업 호퍼(HOPPR)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RSNA 2025’에서 의료영상 개발 전용 플랫폼 ‘호퍼 AI 파운드리(HOPPR AI Foundry)’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호퍼가 구축해온 보안형 AI 개발 플랫폼을 확장한 것으로, 개발·튜닝·검증·추론까지 단일 환경에서 수행하며 규제 준비(QMS 기반)까지 지원한다.

확장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의료영상 AI 개발

호퍼는 이번 플랫폼에 비전 트랜스포머 기반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들을 통합했다. 이 모델은 자기지도 학습 기반으로 구축되어 분류, 이상 탐지 등 다양한 의료영상 작업에 적응할 수 있다. 개발자는 셀프 서비스 워크플로를 통해 모델을 튜닝할 수 있으며, 내장된 평가 도구를 활용해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델 개발 사이클을 단축하고 실험부터 임상 적용 전 단계까지 문서화가 가능하다.

플랫폼의 핵심 중 하나는 1900만 건의 의료영상 스터디를 포함한 큐레이션 데이터셋이다. 이는 18개 파트너 영상 기관으로부터 제공된 것으로, 데이터의 출처가 명확하며 검증·라벨링이 완료된 자료다.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도 함께 불러올 수 있으며, 플랫폼 내에서 바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 및 미세조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연구 환경에서 가장 큰 병목이었던 데이터 정제·유효성 검증 부담을 줄인다.

규제 대응까지 포함한 보안·거버넌스 중심 아키텍처

호퍼 AI 파운드리는 ISO 13485, IEC 62304, ISO/IEC 42001, ISO 14971과 정렬된 품질관리시스템(QMS)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 체계는 의료기기 규제 준비에 필요한 버전 관리, 추적성, 문서화 기능을 내장하여 개발부터 사후 관리까지 규제 수명주기를 아우르는 구조를 제공한다. 의료영상 AI가 임상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인증 절차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점이 핵심 장점이다.

플랫폼은 개발자 중심의 API를 제공해 모델 학습, 평가, 임베딩까지 외부 애플리케이션이나 영상 워크플로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의료영상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수준을 가진 개발자와 연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는 AI 모델을 실제 PACS나 영상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병원·벤더에게 중요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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