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는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안전벨트, 포장(테이크아웃)컵, 차량매트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소재이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분리수거 후 상표 제거-분쇄-세척-원료화를 거치는 ‘기계적 재활용’을 통해 ‘중간 제품’으로 다시 이용하고 있으나, 재활용된 소재의 품질이 떨어져 결국에는 소각 또는 매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적 돼왔다.

이에 화학 촉매를 이용해 PET 플라스틱을 열로 녹이거나 용매로 분해해 원료를 만들어 내는 ‘화학적 재활용’이 등장했지만, 원료 오염에 따른 한계 때문에 적용 가능 폐기물이 제한되어 있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완벽한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학교(총장 허영우) 김경진 교수(자이엔 대표 겸직)와 CJ제일제당(대표 강신호) 연구팀이 산업 조건에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생체 촉매(PET depolymerase, PETase, PET 해중합 효소)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생명과학‧의료기술개발(첨단GW바이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자연수열 클러스터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PET 해중합 효소의 활성지도 프로파일링(Landscape profiling of PET depolymerases using a natural sequence cluster framework)’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1월 3일(현지시간 1.2.(목) 14시, EST) 게재됐다.
김경진 교수 연구팀은 자연환경에서 나무가 썩는 과정처럼 효소가 분해 반응을 매개하는 ‘생물학적 재활용(Biocatalytic recycling, BR)’에 주목해, PET 플라스틱을 생물학적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자연계의 유사한 효소들의 데이터를 만들고, 연관되는 데이터를 군집한 지형적합도를 제작하는 ‘클러스터링 알고리듬(clustering algorithm)’을 이용해 미생물이 가지는 생체 촉매들의 활성 지도(Landscape)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쿠부(Kubu-P)라고 명명한 새로운 효소를 발견했다.
이 효소는 PET에 선택적으로 반응하고 순수한 반응물을 생성하는 등 플라스틱 분해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다.
또한, 효소 공학의 개량기법을 적용해 쿠부M12(Kubu-PM12)까지 개량했으며, 쿠부M12는 1kg의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0.58g의 소량으로 1시간 이내에 45%, 8시간 만에 90% 이상 분해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합 연구팀은 쿠부M12를 이용하여 유색 칩 및 알루미늄 등이 혼합된 C급 플레이크 원료로부터 국내 최초 BR 페트병을 생산했다.

한편, 현재까지 개발된 PET 플라스틱 분해 바이오촉매는 그동안 고온(섭씨 70도 부근)에서 작용하는 것이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 많은 연구자가 고온에서 잘 작동하는 촉매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김 교수는 저온에서 작용하는 효소의 반응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저온과 고온 모두에서 잘 작동하는 쿠부(Kubu-P)라는 효소를 새롭게 발견하고 쿠부M12라는 세계 최고의 개량효소를 개발했다. 또한, 바이오촉매를 통한 PET의 '글리콜첨가분해'라는 새로운 반응도 가능함을 증명했다.
경북대 김경진 교수는 “현재는 복합 섬유를 섬유로, 섬유를 페트병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곧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대량의 폐기물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개발된 바이오촉매의 생산성을 높이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스케일업 과제가 남아 있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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