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산업에서 AI를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파일럿 수준에 머무르며 대규모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 프로젝트가 기술적 한계보다 조직 내 변화 부족으로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산업계는 AI를 단순 ‘실험용 툴’이 아닌 전략적 역량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명확한 로드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마케팅, 공급망, 제품 혁신, 고객 서비스 등 전방위에 걸친 AI 적용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기술 중심이 아닌 비즈니스 중심 접근 방식과 민첩한 투자 전략이 필수다.

AI와 디지털 혁신 전문 리서치 기업 HFS리서치(HFS Research)가 글로벌 IT 및 비즈니스 서비스 기업 코그니전트(Cognizant)와 보고서 ‘15% 클럽: 선도 소비재 기업들은 어떻게 AI 파일럿을 스케일로 전환하는가(The 15% Club: How Leading Consumer Goods Firms Turn AI Pilots into Scaled Success)’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미 주요 소비재 기업 임원 1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프로젝트의 단 15%만이 생산 환경까지 확산돼 실제 비즈니스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15% 클럽(15% Club)’이라 불리는 이 소수 그룹은 AI를 단순 실험이 아닌 조직 전반의 혁신과 경쟁 우위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며 마케팅, 공급망, 제품 혁신, 매출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측정 가능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AI로 성과내는 15% 클럽 기업들의 공통점
AI로 성과내는 15% 클럽 기업들의 공통점

‘거버넌스·비즈니스 드라이브·애자일 투자’가 핵심

15% 클럽 기업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우선 강력한 AI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최고경영진(C-suite)이 직접 AI 프로젝트를 후원하거나 AI 위원회와 전담 리더십 직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AI를 조직 개별 부서가 아닌 전사적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의 일부로 통합해 초기부터 기능 간 협업을 촉진한다.

주목할 점은 AI 지출의 60%가 이제 중앙 IT 예산이 아니라 마케팅, 공급망, 연구개발(R&D) 등 개별 사업 부서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용 AI 예산과 혁신 펀드, 성과 기반 투자 모델 등 애자일 투자 방식을 통해 기술 도입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에이전틱 AI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계획 수립, 리포트 작성, 마케팅 자동화 등 영역에서 새로운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공급망·제품 혁신까지 ‘구체적 성과’ 입증

이들은 파일럿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에서 AI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는 생성AI가 콘텐츠 제작과 개인화 수준을 혁신하고 있다. 한 기업은 AI를 활용해 90개 언어로 마케팅 영상을 제작, 제작 시간을 50% 단축했으며, 글로벌 캠페인 도달 범위를 25% 확대했음에도 비용은 비례해 늘지 않았다.

공급망 영역에서는 AI 기반 수요예측 정확도 향상과 재고 최적화가 진행 중이다. 제품 혁신 측면에서도 생성AI가 신제품 개발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지원하고 있다. 영업 및 매출 관리 부문에서는 AI가 프로모션 최적화, 가격 전략 수립에 활용되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는 AI가 보다 빠르고 몰입도 높은 고객 경험 설계와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향후 15% 클럽은 지원 역할을 넘어서 내부 보고 자동화, 재고 수준 관리, 지능형 주문 처리 등 자율적으로 다단계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HFS리서치 필 퍼스트(Phil Fersht) CEO 겸 최고애널리스트는 “AI가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이 AI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15% 클럽은 AI에 거버넌스, 유연한 투자, 비즈니스 중심의 의도를 결합할 때 실질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단순히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에이전틱 AI 중심으로 리와이어(rewire)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HFS리서치 아시시 차투르베디(Ashish Chaturvedi) 이그제큐티브 리서치 리더는 “AI로 성과를 내는 조직이 반드시 규모가 큰 것은 아니며, AI를 단순 ‘부업’이 아니라 전략적 역량으로 다루는 기업들이 결국 성공하고 있다.”라며 “15% 클럽에서는 마케팅 개인화, 콘텐츠 생성, 신제품 혁신까지 AI 기반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스케일 가능한 혁신의 초기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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