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자동녹음전화(로보콜)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유메일(YouMail, CEO 알렉스 퀼리치)의 최신 로보콜 지수에 따르면, 2025년 7월 한 달 동안 미국 소비자가 받은 로보콜은 43억 건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7월과 비슷한 수준이며, 6월 대비 3.1% 감소했다. 4월 최고치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지만, 2025년 1~7월 누적 로보콜은 325억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2% 증가했다. 7월 평균 로보콜은 하루 1억 4400만 건, 초당 1666건으로, 6월 평균 1억 4880만 건, 초당 122건보다 3.2% 줄었다.

로보콜 유형별 동향과 대출 사기 집중 발생
7월 로보콜 유형별 건수는 알림 9억 8000만 건(23%), 결제 알림 7억 5000만 건(17%), 사기 및 텔레마케팅 26억 건(60%)으로 집계됐다. 사기·텔레마케팅 비중은 6월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2024년 초부터 원치 않는 전화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18개월간 총합이 30% 이상 늘었다. 7월에 가장 문제가 된 로보콜은 대출 관련 전화였다.
대표적으로 “최대 3만5000달러까지 부채 통합 대출 자격이 사전 승인됐다”는 내용과 함께 월 상환액, 대출 금액, 신청 촉구 문구를 변형해 발신됐다. 이러한 전화는 수천 개의 서로 다른 번호에서 발신되며, 각 번호별 발신 건수는 적지만 전체 규모가 수억 건에 달한다.
발신자는 특정인을 사칭하거나, 수신자가 해당 회사에 연락한 적이 없음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술적 차단 시급
유메일은 무료 통화 보호 앱을 통해 원치 않는 로보콜을 차단한다. 사용자의 전화가 울리지 않도록 하고, 발신자에게 서비스 중단 메시지를 재생해 잘못된 번호로 전화를 건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특허받은 오디오 지문 인식 기술, 통화 패턴 분석, 사용자 피드백을 결합해 문제가 있는 번호를 식별하며, 이를 토대로 매월 전국·지역별 로보콜 건수를 추정한다.
유메일 로보콜 지수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별 데이터 동향 분석에 활용하는 주요 자료다. 유메일 앱은 아메리칸 비즈니스 어워드(American Business Awards)에서 올해의 기술 혁신 부문 금상을 받았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제프리 파울러가 주최한 경연에서 ‘미국 최고의 로보콜 차단 솔루션’으로 선정됐다.
로보콜 확산은 개인 사생활 침해와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금융·통신 산업의 신뢰 저하를 초래한다. 사기·텔레마케팅 전화 증가는 합법적 마케팅 채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금융 범죄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규제 부담을 높인다. 기술 기반 차단 솔루션의 도입은 이러한 피해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데이터 분석과 AI 기반 검출 기술은 앞으로도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보이스피싱과 불법 스팸 전화는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매년 수천억 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발신자 변조·대출 사기·정부기관 사칭 등 미국 로보콜과 유사한 수법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화(VoIP)와 해외 서버를 통한 발신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범죄로 확산되고 있어, 단순 발신 차단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미국 유메일과 유사한 기술 기반 차단 서비스와, 통신사·금융기관·정부 간 실시간 데이터 공유 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또한 AI와 오디오 지문 인식, 통화 패턴 분석 등 고도화된 검출 기술을 도입해 발신자 정보 변조를 조기에 식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이용자가 불법·사기성 전화를 쉽게 신고하고, 차단 목록이 전국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플랫폼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글로벌 로보콜 대응 경험을 참고한 국내 맞춤형 보안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