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사이버 공격자가 AI를 본격적으로 무기화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자는 멀티모달 생성형 AI를 이용해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영상 기반 딥페이크 공격을 수행하며, 경영진·직원·파트너사를 사칭한 정교한 소셜 엔지니어링을 통해 기업 내부 접근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보이스 피싱과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BEC)의 성공률을 끌어올리고, 초현실적인 대규모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보안 방어 모델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한다.

구글 클라우드 산하의 위협 분석 조직 구글 위협 인텔리전스 그룹(Google Threat Intelligence Group, 이하 GTIG)이 ‘2026년 사이버 보안 전망 보고서(2026 Cybersecurity Forecast Report)’를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보고서는 2025년 사이버 위협 동향을 토대로, 2026년 핵심 위협 트렌드와 과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제시했다. GTIG는 구글 클라우드의 보안 전문가들이 수집·분석한 인텔리전스 자료를 바탕으로 ▲AI ▲사이버 범죄 ▲국가 주도 공격 등 세 가지 축에서 글로벌 위협 양상을 집중 분석했다.

AI·가상화 인프라·섀도우 에이전트, 2026년 3대 주요 위협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공격 자동화와 위장 정교화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공격자가 텍스트 기반 피싱을 넘어서 음성·영상 딥페이크를 결합한 공격을 주도할 것이며, 이는 경영진이나 파트너사를 사칭하는 고도화된 침투 시나리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조직 승인 없이 배포된 AI 도구나 자율형 에이전트 사용이 새로운 보안 리스크로 지목됐다. 이러한 비인가 AI 사용이 민감 데이터 유출 및 규제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파이프라인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기업 내부의 데이터 통제력 상실이 심화되고, 거버넌스 부재가 주요 취약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화 기반 인프라(하이퍼바이저)에 대한 표적 공격도 2026년의 핵심 위협으로 언급됐다. 조직이 게스트(in-guest)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면서 공격자들이 하이퍼바이저 계층을 새로운 침투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침해로 전체 디지털 자산을 통제할 수 있어, 대규모 암호화 및 시스템 중단을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 취약지대다.

국가 주도 사이버 작전의 확장

2026년 국가 지원형 공격이 더욱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글로벌 정치·경제적 목표를 위한 사이버 작전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암호화폐 생태계를 주요 표적으로 삼으며, 가짜 채용 평가와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한 고수익형 소셜 엔지니어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여전히 대규모 작전 수행 능력을 유지하며, 에지 디바이스와 제로데이 취약점, 제3자 공급망을 집중적으로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중동 지역 내 긴장 고조에 따라 사이버 스파이 및 교란 작전을 이어가며, 데이터 파괴형 와이퍼(wiper) 악성코드 사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공급망·통신 보안의 삼중 압박

2026년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개최되는 주요 정상회의를 겨냥한 스파이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의 아세안정상회의, 중국의 APEC 경제지도자회의, 팔라우의 태평양제도포럼 등이 대표적인 표적 행사다. 외교관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공격자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

또한 차량 탑재형 가짜 기지국(Fake Base Station, FBS)을 이용한 사기형 피싱이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을 것이다. 이는 셀룰러 방송의 구조적 취약점을 이용해 사용자의 모바일 기기를 속이는 방식으로, 특히 중국 연계 범죄조직이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운반책을 모집하며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2026년부터 공급망 사이버 보안 의무가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은 대규모 침해 사고 이후 정부 차원의 보안 감독과 투자 의무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은 사이버 보안 대책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의 ISO/IEC 15408 기반 보안 기준 충족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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