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확산되면서 학습과 개발(L&D) 분야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조직 내 직원들이 AI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려는 흐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기업 차원의 전략과 거버넌스는 여전히 분절된 상태다.

많은 기업이 AI를 학습에 접목하고 있지만, 명확한 책임 체계나 활용 원칙이 부재해 학습 데이터의 품질 관리와 윤리적 사용 기준 설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L&D 콘텐츠 통합 플랫폼 기업 고원(Go1)이 ‘AI 역량 강화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Who owns AI upskilling?)’ 설문 결과와 데이터 보고서 ‘AI 시대의 학습 리더십(Keeping Pace: Leading Learning in the Age of AI)’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미국, 영국, 호주 내 학습자 1000명과 L&D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 진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AI 학습 도구 활용 급증…자율적 학습이 새로운 표준으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7%가 최근 한 달 내 AI 기반 학습 도구를 사용했으며, 약 70%는 매주 AI를 학습 보조 도구로 활용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반복 업무 절감(47%) ▲질문에 대한 신속한 답변(37%) ▲개인 맞춤형 콘텐츠 탐색(19%)을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74%는 AI 기반 개인화 학습이 인간이 설계한 학습 경험과 동등하거나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으며, 절반은 AI가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고급 AI 사용자로 자신을 정의한 비율은 14%에 불과했으며, 절반 정도만이 특정 업무에 맞는 AI 도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AI 학습 도입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 교육 및 거버넌스의 부족이 병존함을 시사한다.

거버넌스 부재와 역할 불명확

82%의 조직이 AI를 학습 과정에 도입했으나, 그중 절반만이 이를 핵심 콘텐츠 전략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L&D 전문가 중 ‘AI 운영 책임이 매우 명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반면, 70%는 AI가 역량 강화(Upskilling)에 가장 큰 가치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으며, 60% 이상은 학습 참여도를 높이는 데 AI가 기여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AI 학습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명확한 비전과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L&D 부문이 자율적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고원 크리스 아이겔랜드(Chris Eigeland) CEO는 “AI 학습 도입은 폭넓게 진행되고 있지만 거버넌스는 여전히 파편화돼 있다.”라며 “L&D 부문이 조직이 책임감 있게 AI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와 구조를 구축하는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AI가 제공하는 속도와 맞춤형 학습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중심의 피드백과 감정적 공감이 결합된 ‘혼합형 학습 모델(Blended Learning Model)’이 필요하다. 조직 내 리더십이 명확한 원칙을 수립하고, L&D 부문이 이를 기반으로 AI 학습을 체계화한다면, 직원의 자기주도 학습 역량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두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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