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분야에서 여론조사는 오랜 기간 유권자 의사 파악의 대표적 수단이었으나, 응답 편향·자기 보고 한계·설문 방식의 시차 등 구조적 제약이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요 유권자로 부상한 이후, SNS에서 발생하는 실제 행동이 여론조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관심과 성향을 반영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플랫폼 간 행동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기술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셜 행동 패턴, 팔로우 정보, 관심사 연결망을 직접 분석해 정치·사회·시장 변화 신호를 실시간 포착하는 AI 기술은 기존 조사 기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행동 기반 소셜 데이터 AI 플랫폼 소셜프로파일러(Socialprofiler, CEO 앤서니 노스코브)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 결과가 선거 수 주 전에 SNS 팔로우·관심사 패턴에서 명확히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플랫폼은 뉴욕 시민 약 300만 명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X·틱톡 활동을 분석해 명확한 정치 커뮤니티 구조와 후보별 디지털 영향력을 모델링했다. 소셜프로파일러는 자기 보고가 아닌 실제 온라인 행동을 기반으로 유권자 분포를 분석함으로써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예측 방식을 제시했다.

소셜프로파일러가 뉴욕 시장 선거에 맘다니의 승리를 예측한 AI 엔진
소셜프로파일러가 뉴욕 시장 선거에 맘다니의 승리를 예측한 AI 엔진

실제 행동 기반 유권자 모델링

소셜프로파일러는 게시물 내용이 아닌 ‘무엇을 팔로우했는가’를 핵심 지표로 삼아 데이터를 수집했다. 뉴욕 시장 선거 분석에서는 정치적 관심사가 뚜렷한 약 300만 명의 시민을 기반으로 플랫폼별 팔로우 목록과 좋아요 패턴을 추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별 지지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도시 전체의 정치 커뮤니티 구조를 정밀하게 시각화했다.

팔로워 규모 차이로 분석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소셜프로파일러는 후보별 팔로워 규모를 동일하게 정규화해 비교했다. 이러한 방식은 관심 대비 참여 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하며, 특정 집단의 과대·과소 반영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분석 결과 맘다니 후보는 민주당 클러스터에서 매우 강한 디지털 우세를 보이며 선거 초기부터 높은 승리 가능성이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 후보는 전반적으로 낮은 디지털 영향력을 보였고, 지지 기반이 제한된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색지대’ 패턴 분석...기존 여론조사와 다른 통찰 제공

가장 주목된 결과는 앤드류 쿠오모 지지층의 특성이었다. 쿠오모 지지자들은 평균 26.9개 정치 관심사를 보유해 맘다니 지지자들의 53.1개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두 집단의 참여 강도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 디지털 분석에서 포착되지 않는 ‘낮은 가시성·낮은 관심도 집단’을 쿠오모가 흡수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소셜프로파일러는 이 집단을 일반적 의미의 중도층으로 보지 않았다. 플랫폼은 이들을 “새로운 관심사 연결을 통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낮은 참여 사용자”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이 회색지대는 인구 규모가 상당하며, 특정 후보의 부상이나 쏠림을 촉발할 수 있는 숨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에코 챔버 분석...중도층이 거의 없는 도시 구조 확인

선거 전 분석은 뉴욕의 디지털 공간이 양극화된 에코 챔버로 강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후보 간 선호가 뒤섞인 중도층은 극히 희박하게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사용자가 특정 정치 클러스터 안에서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오늘날 선거 전략의 중심이 스윙 보터 설득이 아니라 클러스터 결집임을 보여준다.

디지털 행동 중심 분석은 이러한 환경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권자의 실제 관심사·팔로우·참여 패턴을 기반으로 정치적 조류를 예측하는 방식은 기존 여론조사보다 선제적이고 정확한 신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셜프로파일러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포착해 선거 데이터 분석의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소셜프로파일러 앤서니 노스코브(Anthony Noskov)  CEO는 “우리는 수십 년간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방식에 의존해 왔지만 온라인 행동 분석은 훨씬 정확한 실제 참여 신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 예측 성공이 정치 분석을 넘어 시장 조사, 트렌드 예측, 브랜드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동 기반 AI가 기존 설문 방식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노스코브는 “앞으로 의사결정권자는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을 기다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수백만 명의 실제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며 행동 데이터 기반 시장 조사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셜프로파일러는 글로벌 미디어·마케팅·정책 연구 기관과 협력해 행동 데이터 활용을 확장할 계획이다.

소셜 행동 기반 AI 분석은 기존 여론조사와 시장 조사 방식에서 발생하던 응답 편향, 지연성, 샘플링 한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 역시 SNS 기반 정보 소비와 정치 참여가 급증하고 있어, 행동 데이터 기반 분석은 선거 연구뿐 아니라 광고·브랜드 기획·여론 동향 파악에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의 높은 모바일·SNS 사용률을 고려하면, 디지털 행동 패턴 분석 기술의 도입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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