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테크놀로지스(이하 베리타스)는 17일 발표한 조사에서 45%(한국 65%)의 기업과 기관이 비즈니스 리스크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베리타스가 최근 13개 국에서 1600명의 임원진과 IT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터 리스크 관리: 시장 현황 - 사이버에서 컴플라이언스까지(Data Risk Management: The State of the Market—Cyber to Compliance)' 보고서는 기업과 기관들에게 있어서 가장 심각한 리스크와 그 영향, 해결방안 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제는 높은 금리 및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요인 뿐 아니라 랜섬웨어 공격 및 멀티 클라우드 복잡성도 기업 및 기관을 위협하는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에게 자신의 기업 혹은 기관이 보안 관련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처음 질문했을 때, 거의 절반(48%, 한국 71%)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개별 위험 요인을 응답자들에게 제시하였을 때에는 경영진과 실무진 모두 기업 혹은 기관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답변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97%(한국 94%)는 그 중에서 어떤 요인이 자신의 기업 혹은 기관에 해당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주목할 만한 할 점은 응답자의 15%(한국 8%)는 자신이 속한 기업 혹은 기관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심각한 비즈니스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답변한 점이다. 하지만 경영진과 실제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진 간에는 다소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경영진의 경우, 23%가 소속 기업이나 기관이 내년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기관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예측한 반면, 분석이나 기술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실무진은 단 6%만 동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런 인식 차이는 직급 간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명확한 위험 요소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 혹은 기관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데이터 보안’(46%, 한국 36%), ‘경제적 불확실성’(38%, 한국 35%), 인공지능(AI) 등 ‘신기술’(36%, 한국 36%)을 꼽았다. 한국 응답자들의 경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조치 미흡’(35%)과 ‘컴플라이언스 실패’(29%) 또한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 및 기관에게 AI는 양날의 검이다. 최근 몇 달 동안, 해커들이 AI를 활용하여 기업 및 기관에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인 랜섬웨어 공격을 가하는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생성AI 툴 사용 등 개인 정보 보호 규정 위반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기업이나 기관이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기업이나 기관이 AI를 활용해 악의적 활동을 탐지하고 대응을 자동화할 수 있어 잠재적 해커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도 여겨진다.

또한 응답자의 87%(한국 77%)는 평판이나 재정적 피해 등 위험 요인으로부터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답변했다. 기업이나 기관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힌 위험 요인으로는 ‘데이터 보안’이 40%(한국 28%)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 불확실성’ 36%(한국 28%), ‘경쟁’ 35%(한국 28%), AI 등 ‘신기술’ 33%(한국 31%)이 뒤를 이었다.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기업이나 기관의 수를 보면 데이터 보안 규정 위반 시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상당수의 기업과 기관(65%, 한국 50%)은 지난 2년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해커가 사내 시스템에 침투하는 등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기업과 기관의 26%(한국 25%)는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데이터 보안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데에 따른 벌금은 지난해 기준 평균 미화 33만 6000 달러(한국 20만 4500 달러)에 달했다.

표적화되는 기업과 기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데이터 보안 관련 위험도가 증가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개월 동안 데이터 보안 위험도가 증가했다는 응답자(54%, 한국 36%)가 감소했다는 응답자(21%, 한국 35%)보다 많지만, 여전히 자신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지된 위험도와 실제 위험도 사이의 간극은 각 기업과 기관이 위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에 대한 응답과 ‘위험 수준’ 척도를 기반으로 보안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평가한 결과를 대조해 산정했다.

조사분석 담당팀은 응답자들이 보안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에 기반해 올바른 보안 절차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평가해 ‘위험 수준’ 점수를 부여했다. 공공기관이 보안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상태로 나타났지만,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응답자의 48%만이 높은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유사하게 에너지 석유/가스 업계에 근무하는 응답자 중 52%의 응답자만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데이터 보안 관련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과 기관의 상당수가 지난 12개월 동안 데이터 보호 예산을 최대 30%(한국 23%)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보호와 보안 인력도 평균적으로 21~22명 증원한 것으로 조사됐다(한국 14~15명). 응답자의 89%(한국 95%)가 현재 자신의 기업이나 기관이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수준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력 증원 외에도 기업 및 기관들은 다방면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AI 및 신기술을 보안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손꼽는 한 편,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보안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답변했다(전 세계 68%, 한국 74%).

또한 조사 결과 기업과 기관의 38%(한국 29%)가 데이터 복구 전략이 없거나 일부만 갖추고 있다고 답변했다. 기업과 기관의 48%(한국 38%)가 지난 2년간 데이터 유실을 경험한 것을 고려하면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이상훈 베리타스코리아 지사장은 “문제 해결의 첫 번째 단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나. 위험 요인을 직시하고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의 복잡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위험 요인은 어디에나 있으며,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이 같은 노력이 충분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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