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온갖 종류의 스크린에 둘러쌓인 세상을 살고 있다. 작은 스마트워치에서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물론이고, 자동차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거실의 TV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 온갖 크기의 스크린이 저마다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와 인터랙션하면서 세상을 좀 더 편한 곳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스크린을 통해 디지털 세상과 교류해야 하는 입장에서 화면은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화면 인터페이스의 설계 또한 제품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런 스크린은 각자 다른 화면 크기와 용도, 기반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기에, 이를 개별적으로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제각각의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설계 과정에서 중요하지만, 어려운 작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기 위한 크로스플랫폼 지원이 일반적인 상황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플랫폼마다 개별적인 설계와 개발 과정을 거쳐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만든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니다. 또한 개발과 테스트를 포함한 일련의 과정에서 지연되는 만큼, 타임투마켓 기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경쟁력 저하까지 감수해야 한다.

30년 가까운 기간동안 크로스플랫폼 GUI(Graphic User Interface) 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Qt그룹은 이제 영역을 넓혀 UI 설계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이르는 개발 전 과정에 걸친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를 지원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픈소스 방식으로 발전의 기회 마련

1990년대 초반 노르웨이의 두명의 엔지니어, 아이릭 참베(Eirik Chame-Eng)와 하바드 노드(Haarvard Nord)는 플랫폼마다 개별적으로 UI를 만들어야 했던 개발 환경의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크로스플랫폼 UI 툴킷인 Qt를 만들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퀘이사 테크놀로지(Quasar Technologies)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이후 이는 트롤텍(Trolltech)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상품화했다.

초기 개발을 완료한 Qt를 보다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이들은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제한적인 GPL을 적용해, 소스는 공개하지만, 이를 이용해 상업용 소프트웨어로 만들 때는 로열티를 내야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Qt는 계속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과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던 와중에, 애플 아이폰의 파괴력에 놀란 당시 휴대폰 업계의 공룡 노키아(Nokia)가 GUI와 터치 인터페이스를 위해 2008년 트롤텍을 1억 400만 유로에 인수했다. 이후 트롤텍은 Qt소프트웨어로 사명을 변경하고 노키아는 Qt소프트웨어의 큐토피아(Qtopia)라는 모바일 전용 플랫폼을 이용해 자체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려 시도했다.

이규훈 Qt그룹 한국 지사장은 “큐토피아는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모바일 환경을 위한 프레임워크였기에 이를 활용해 노키아 스마트폰의 통합 UI로 활용하려 한 것”이라며, “노키아는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에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Qt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Qt의 라이선스 정책을 바꿔 완전한 오픈소스 라이선스 모델로 전환해 몇가지 규약만 준수하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모델을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이규훈 Qt그룹 한국 지사
이규훈 Qt그룹 한국 지사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결국 스마트폰 사업을 철회하고 관련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면서, 노키아는 Qt의 상용 라이선스 사업을 2011년 디지아(Digia)에 다시 매각했고 이후 2012년 Qt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비즈니스 부문까지 모두 디지아가 인수했다. 이후 디지아는 2014년 Qt 플랫폼의 개발과 관리를 전담하는 전액 출자 자회사인 더큐티컴퍼니(The Qt Company)를 설립하고 최근 다시 Qt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리눅스의 광범위한 확산에서 성장 기회 찾아

한국은 이미 트롤텍 시절인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 사무실을 열고 활동을 해 왔으나, 노키아 합병과 연이은 사업 철수 등으로 2015년까지 한국에서의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2015년 Qt그룹이 상장하면서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즈니스를 다시 되살리기 시작했고, 아태지역 헤드 오피스가 있던 중국과 한국, 일본, 인도, 대만에 지사를 설립했다.

마침 이 시기는 리눅스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던 시기였기에 Qt그룹으로써는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 초기부터 크로스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UI 프레임워크에 장점을 갖고 있던 Qt는 임베디드 영역부터 자동차, 의료, 국방, 해양, 조선, 항공 등 다양한 영역에 리눅스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매출 비중으로 봤을 때 Qt의 가장 큰 시장은 자동차 분야이며, 이외에 의료, 산업자동화,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순이다. 그리고 운영체제 기준으로 봤을 때 리눅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이런 Qt의 개성이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일 중 하나가 바로 리눅스 기반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표준화 단체인 제니비(GENIVI)에서 표준화한 프레임워크의 구동을 보여주기 위한 UI 프레임워크로 Qt를 채택했었다는 점이다. 사실 리눅스 환경에서 제대로 동작하는 상용 UI 프레임워크는 Qt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기에 이는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산업용 기계나 로봇 등에 탑재되는 UI 또한 기술지원, 그리고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Qt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처럼 리눅스를 이용한 상용 제품의 증가는 Qt에게 커다란 기회로 작용했다.

이규훈 지사장은 “여기에 Qt는 2011년 기존의 C++ 기반의 Qt 프레임워크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Qt 4.7부터 QML(Qt Modeling Language)를 선보이면서 한층 간편한 개발 환경을 선보였다”며, “이런 내부적인 준비와 함께 상용 제품에 리눅스 탑재가 본격화되는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Qt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전자 등 국내에서도 대형 고객 확보

국내에서도 Qt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국내 대형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제니비 표준을 활용해 리눅스 기반의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라는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이 위에서 동작하는 UI로 Qt를 선정했다. 이후 현대기아자동차의 모든 인포테인먼트의 UI는 Qt가 구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후 개발된 차량의 디지털 클러스터는 모두 Qt를 이용해 구현된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또 다른 Qt의 적용 분야는 LG전자의 스마트TV다. LG전자의 스마트TV에 탑재된 웹OS는 UI 또한 Qt로 구현된다.

사실 Qt 프레임워크는 UI 프레임워크로도 사용되지만, 툴을 만들기 위한 툴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웹OS와 같은 운영체제를 만들 때 그 기반이 되는 환경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도 웹OS를 인수하고 이를 TV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Qt의 그래픽 백엔드를 기반에 놓고 그 위에 LG전자가 원하는 TV 기능을 프레임워크나 OS로 활용하기 위한 기능을 이용해 구현한 것이다.

이규훈 지사장은 “사실 Qt그룹의 한국 지사가 2015년에 빠르게 설립된 배경에는 LG전자와의 웹OS 관련 계약 체결이 당시에 진행 중이었으며, 현대기아자동차의 제니비 참여 등 리눅스 도입에 적극적인 분위기였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디자인부터 최적화에 이르는 엔드투엔드 솔루션 공급

Qt그룹은 현재 UI 디자인에서부터 개발, 테스트, 최적화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지원하기 위한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물론 UI 개발 라이브러리인 Qt GUI 프레임워크다. 그리고 Qt 프레임워크의 성공으로 Qt그룹은 2015년 스핀오프한 이후 매년 25~30%에 이르는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리고 이 동안 UI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을 엔드 투 엔드로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추구해 왔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2021년 GUI 자동화 테스트 툴 업체인 프로그로직(Froglogic)을 인수하고, 이후 2022년에는 소스코드 분석과 품질보증을 위한 툴 업체인 액시비온(Axivion)을 인수하면서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켜가고 있다.

이규훈 지사장은 “이로써 Qt그룹은 디자인 스튜디오(Design Studio)로 설계를 하고 Qt 프레임워크로 코딩, 빌드, 컴파일해서, GUI 테스팅, 동적/정적 테스트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과정을 커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UI가 로봇이나 자동차 등 점차 안전과 밀접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기능 안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된 기관에서 기능 안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규정을 강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Qt는 UI 부분에 있어서도 이런 기능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Qt 세이프 렌더러(Qt Safe Renderer)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ASIL-D를 충족시키는 렌더러로 예를 들면 자동차의 경우 디지털 클러스터가 오동작을 하거나 다운된 경우에도 안전에 필수적인 부분, 예를 들면 엔진경고나 안전벨트, 연료나 냉각수 온도 등의 주요 정보는 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이처럼 Qt그룹은 다양한 조그만 IoT 기기에서부터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공장의 생산 기계, 데스크톱 PC 등 어떤 환경, 어떤 애플리케이션에서라도 UI 개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갖춰 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스크린에 Qt를 탑재해 나간다’는 비전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테스팅 등 새로운 사업 분야 적극 추진

Qt그룹은 UI 분야에서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만 안주하지 않고 최근 확장하고 있는 새로운 분야, 테스팅과 품질보증, 최적화 등의 새로운 사업분야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규훈 지사장은 “특히 이 같은 분야는 Qt의 기존 사업 영역 뿐 아니라 독립적인 솔루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GUI 테스팅에서부터 소스코드 분석, 기능 안전과 같은 분야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알림] GTT KOREA의 동영상 마케팅 플랫폼 GTT SHOW는 오는 11월 29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까지 “복잡한 제조 산업 환경을 간소화·효율화하는 ‘혁신적인 뉴랜드코리아 스캐너’ 활용법”을 주제로 무료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한다. AI기능을 탑재한 핸드헬드 바코드 스캐너, 고정 매립형 스캐너, 모바일 컴퓨터, 웨어러블 스캐너까지 다양한 제조 현장의 운영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스캐너 신기술과 자세한 활용법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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