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후의 지구와 기후 위기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출처=넷플릭스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에서는 90세가 넘은 노인이 등장해 자신이 사랑한 지구를 살리기 위해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혼신을 다해 지구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이며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던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자신이 일생동안 지켜본 지구의 환경 변화, 인간으로부터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하듯 얘기한다.

마지막 빙기가 끝나고 홀로세(Holocene)1*가 시작되는 약 1만년 전부터 산업화 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은 1도 내에서 오르내리며 비교적 안정기를 보냈다. 산업 혁명이 시작되는 18세기 중반부터 인류는 지구의 유한 자원인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일궜다. 또한 열대 우림과 숲을 깎아내 목재로 이윤을 얻고 농장으로 만들어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지구를 소비하며 풍요의 시대를 보내는 동안 많은 아픔을 견디며 인고의 시간을 보낸 지구는 지금까지 온통 상처 투성이가 되어 인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3월에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고, 벚꽃이 한창일 때 일본 뇌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추석에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홍수와 산불, 폭염 특보와 열대야, 가뭄과 집중 호우, 가을 장마와 가을 태풍은 이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이 됐다.

지구상 최상위 포식자가 되어버린 인간이라는 단일 종이 이제는 대자연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며 스스로를 옥죄는 상황에 이르렀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인류는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Climate Crisis)에 직면해 있다. 세계의 저명한 석학들도 기후변화를 우려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인류 문명이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남은 생을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살겠다고 선언했고, 와튼스쿨 교수이자 미래학자이며 <소유의 종말>, <제3산업혁명> 등을 집필한 제레미 리프킨 교수도 기후위기 해결책을 다룬 <글로벌 그린 뉴딜>을 집필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인 석학, 정치지도자, 국제기구가 한 목소리 로 인류 최대의 위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경고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부, 기업, 소비자의 요구

이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가 됐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의 지속 가능성은 ‘미래 세대의 이용 가능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특히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됐고,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도 함께 재고하는 기회가 됐다.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됐고, 직원들 스스로도 목소리를 높여 자신이 속한 조직이 착한 기업이 돼야 한다고 경영진과 주주에게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Environment)을 책임지고, 사회적(Social)으로는 공정하며, 지역사회에는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Governance)에 기반해서 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경영에 임해야 한다.

2021년 CEO 연례 서한, 출처=블랙록 홈페이지
2021년 CEO 연례 서한, 출처=블랙록 홈페이지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2021년 CEO 연례 서한에서 기후 변화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블랙록의 투자 대상 기업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드는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 계획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담았다. 

기후 변화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래리 핑크의 메시지는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라는 방향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블랙록은 꽤 오래전부터 지속 가능성을 언급하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2021년의 메시지는 그 어느 해 보다 강력했다. 2022년 연례 서한에서도 어김없이 넷제로(Net-zero) 세계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아래와 같은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탄소배출 넷 제로(Net Zero) 세계로의 전환은 모든 기업과 모든 산업에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귀하가 리드할 것인가, 리드당할 것인가입니다.”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의 2022년 CEO 연례 서한

정부 규제와 투자사, 소비자, 내부 직원 등 전방위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 기술, 임팩트 투자 그리고 에코 비즈니스

2021년 기후 변화 대응 지수, 출처=저먼워치(Germanwatch)

유럽의 독립 평가 기관인 저먼워치(Germanwatch)의 2021년 기후 변화 대응 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후 위기 대응 수준은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의 정책과 노력도 지속되고 있고, 2021년 접어들면서 많은 기업들이 파리기후협약(Paris Agreement)2*에서 제시한 목표에 맞춰서 속속 대응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들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대응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후 기술(Climate Tech)들을 비즈니스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기후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단체에 투자해서 사회와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도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2021년 9월, 인비저닝 파트너스가 667억원 규모의 '클라이밋 솔루션 펀드'(Link)를 결성해서 기후 관련 투자를 이끌고 있다. 

전액 민간 자금으로 조성된 이 펀드에는 한화솔루션, GS, 무신사 등 ESG 내재화와 기후 변화 대응,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기술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한 기업들이 출자자로 참여했고, 향후 기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또한 기후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나타날 1000개의 유니콘 기업은 검색 엔진이나 소셜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혁신 기업으로, 세계의 탈탄소화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모든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일 것입니다.”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의 2022년 CEO 연례 서한

또 하나 눈여겨 볼 만한 것은 AWS의 고객이기도 한 SK에코플랜트 사례다. 2021년 5월, 국내 굴지의 건설사였던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꿨다. 특이하게도 ‘건설’이라는 ‘업’명을 떼고, ‘친환경·신에너지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에코’와 ‘플랜트’를 ‘SK’ 뒤에 붙였다. SK에코플랜트는 단순히 ESG 경영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바꾸고, ‘디지털’을 사업 조직 전반에 세워 친환경·신에너지 기업을 꿈꾸고 있다.

폐기물 소각로, 출처=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

SK에코플랜트는 AI/ML 기술을 활용해서 폐기물 소각로 운용 효율을 높이고,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일을 새로운 가치의 시작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AWS와 손잡고 폐기물 소각로의 CCTV, 센서, 논리 제어 장치 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현장 작업을 최적화했다. 이러한 운영 효율화를 통해서 한 소각로에서만 질소산화물(NOx)과 일산화탄소(CO) 발생량이 각각 연평균 2톤씩 줄었고, 소각로 전류와 진동 등 비정상적인 작동을 감지해 유지보수 비용도 줄였다고 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아마존의 노력

아마존(Amazon.com, Inc.) 역시 고객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9년 9월 아마존은 글로벌 옵티미즘(Global Optimism)과 함께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넷제로 달성을 위한 서약인 ‘The Climate Pledge’ 이니셔티브를 발표했고, 넷제로 달성 목표 시점을 2040년으로 잡았다. 이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제시한 넷제로 달성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10년 앞선다. 

아마존이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는 이유는,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Leadership Principles)’의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과 ‘성공에 따른 광범위한 책임(Success and Scale Bring Broad Responsibility)’에 기반하고 있다. 즉,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을 다하고 지구적 난제를 해결하려는 책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2월 기준으로 아마존의 ‘The Climate Pledge)’ 서약에 동참한 기업은 200여 개가 넘는다. 아마존은 이 서약에서 넷제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Climate Pledge Fund)’, ‘Right Now Climate Fund)’ 등의 주요 투자를 발표했다. 2040년까지 넷제로 달성 목표의 일환으로,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전환하겠다는 원래 목표인 2030년보다 5년 앞선 202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로 운영을 강화하는 길을 가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까지 105개의 유틸리티 규모의 풍력·태양열 프로젝트, 전 세계 시설·매장에 169개의 태양열 루프탑 등 274개의 글로벌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출처=아마존 지속가능성 홈페이지

또한 매년 지속가능성 리포트(Sustainability report)를 통해서 넷제로 달성을 위한 상세 현황을 제시하고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WS의 지속가능성 여정

2022년 2월 기준으로 AWS는 전 세계에 26개의 리전과 84개의 가용 영역(Availability Zones)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8개의 리전을 추가할 계획이다. AWS는 오는 202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로의 운영을 강화하기 위해 전세계 인프라 전반에 걸쳐 에너지 효율성을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데이터 센터 수(물) 관리

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귀한 유한 자원 중 하나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 물 중에서 0.0075%에 불과하다고 한다.

AWS는 물 소비와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직접 증발 기술과 외부 공기를 사용해서 데이터 센터를 냉각시키고 있다. 추운 계절에는 외부 공기를 데이터 센터에 직접 공급해서 냉각하고, 더운 계절에는 외부 공기가 물을 사용한 증발 냉각 장치를 거쳐서 서버 룸에 공급된다. 

증발 냉각 장치에 사용되는 물이 증발하면서 미네랄이 축적되고 결국 담수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각 AWS 리전에 설치된 모듈식 수처리(Water treatment) 시스템은 물에서 미네랄을 제거해서 순환 주기를 늘려 물 사용량을 최소화한다. 또한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화하는 기상 조건에 맞춰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설계해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 전원 관리와 저탄소 콘크리트 건물

전 세계에 걸쳐 운영되는 AWS 데이터 센터 자체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전력망으로부터 데이터 센터에 유입되는 전력은 배전 시스템을 통해 각 장비와 랙(Rack), 서버를 거쳐 실제 CPU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데, AWS는 데이터 센터의 배전 설계 최적화를 통해 35%까지 전력 손실을 줄이고 있다. 또한 단일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무정전 전원 공급) 장비가 아닌 분산 UPS를 사용해서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고 있고, 데이터 센터 건물도 저탄소 콘크리트로 구축해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저전력 고효율의 AWS 그래비톤 프로세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AWS의 노력은 저전력·고효율의 AWS 그래비톤(Graviton) 프로세서에서도 이어진다. AWS가 자체 설계한 ARM 기반의 프로세서 그래비톤은 2018년 처음 소개된 후로 3세대까지 진화했다. 불과 3, 4년 만에 3세대까지 출시가 됐으니 정말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AWS 그래비톤 프로세서가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프로세서가 탑재된 EC2 인스턴스는 다른 인스턴스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최대 60% 더 낮아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더 주목할 만한 점이다. 또한, AWS가 관리형으로 제공하는 수많은 서비스(Amazon RDS, AWS Lambda 등)에도 이 프로세서를 탑재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아마존 지속가능성 데이터 이니셔티브(Amazon Sustainability Data Initiative, ASDI)

데이터는 기업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문제 해결을 위한 용도 외에도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AWS는 ‘Open Data on AWS’ 이니셔티브를 통해서 다양한 퍼블릭 데이터셋을 제공하고 있고, 하위 프로그램으로 아마존 지속 가능성 데이터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ASDI는 현재 국립 해양 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 미국 항공 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영국 기상청(UK Met Office) 및 퀸즈랜드 정부와 같은 과학 조직과 협력해서 기상 관측, 일기 예보, 기후 예측 데이터, 위성 이미지, 수문 데이터, 대기 질 데이터 및 해양 예측 데이터를 제공해서 누구나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구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혁신가와 연구자는 ASDI에서 제공하는 지속 가능성 관련 데이터 셋을 획득하고 분석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최소화해서 지속가능성 연구 및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도구와 기술 자문도 지원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성

AWS는 규모의 경제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 배전 시스템과 냉각 기술 등의 설비를 최적화해서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소속의 451 리서치(451 Research)는 ‘APAC 지역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한 탄소 감축 기회(Carbon Reduction Opportunity of Moving to the Cloud for APAC)(Link)’ 보고서를 통해서 기업과 공공 부문 조직이 온프레미스 데이터 센터에서 운영 중인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게 되면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WS 의뢰로 진행된 이 조사는 호주, 인도,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의 민간 기업과 공공 부문의 500여 조직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100여 명의 국내 응답자도 포함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일반적으로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보다 고효율의 최신 서버를 사용하고, 첨단 배전 시스템 및 냉각 기술 등 설비 차원의 에너지 효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온프레미스 데이터 센터보다 탄소배출 절감 효과가 높다고 밝혔다. 또한 APAC 기업들의 평균 서버 사용률은 15% 미만에 불과했지만,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훨씬 더 높다고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은 APAC 기업 및 공공 부문 조직 평균의 5배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목적 외에도 지속 가능성과 기후 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성과도 맞물린다고 볼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IT 리더의 고민

대부분의 엔터프라이즈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두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매년 ESG 보고서(또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공개하고, ESG 평가에 대응해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SG 위원회 활동이나 ESG 보고서 및 평가의 실효성은 차치하고 모두가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은 반겨할 일이다. 이런 이사회 차원의 노력에 발맞춰 IT 부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IT 시스템에서 배출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은 기업의 핵심 사업에서 발생하는 그 양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몇몇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기업의 핵심 사업에서 발생하는 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지 절대적인 양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IT 부서는 IT 시스템 자체의 탄소발자국 현황을 측정하고 변화를 추적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토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사용했던 기술과 경험을 이제는 지속가능성 트랜스포메이션(Sustainability Transformation)에도 적용하는 것을 고민해야 하고, 그 접점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IT 리더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IT 전략 수립과 이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도 100점짜리 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기술적 관점에서 고민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싶다.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의 ‘지속 가능성’ 영역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는 고객이 AWS 환경에서 시스템을 구축할 때 아키텍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개선하기 위한 도구로써 2015년부터 제공됐다. 이 프레임워크는 5개 영역(Pillar)3*-운영 우수성, 보안, 신뢰성, 성능 효율성, 비용 최적화-을 중심으로 설계 원칙, 질문과 모범 사례로 구성돼 있다. 고객은 이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아키텍처를 평가하고 확장 가능한 설계를 구현할 수 있는 일관된 접근 방식을 확보할 수 있다.

AWS는 지난 2021년 리인벤트(re:Invent) 행사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영역을 이 프레임워크에 추가한다고 발표했고, 이제 총 6개의 영역이 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약 7년 동안 5개의 영역으로 유지됐지만, 기후 위기와 넷제로 달성이라는 시대적 과업이 아키텍처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성’ 영역을 새롭게 추가했다.

IT 임원과 아키텍트, 기술 리더의 입장에서 보면, 아키텍처를 다루는 영역이 변경된다는 것은 매우 큰 변화로 인식될 것이다. 아키텍처에서 다루는 영역이 변경되면 이를 다루는 각 영역별 원칙들도 함께 변경되고, 이것은 시스템 설계의 근간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의 지속 가능성을 얘기하기 전에 ‘공동 책임 모델(Shared Responsibility Model)’이 지속 가능성 영역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공동 책임 모델

지속 가능성 공동 책임 모델, 출처=AWS Well-Architected Framework 지속 가능성
지속 가능성 공동 책임 모델, 출처=AWS Well-Architected Framework 지속 가능성

AWS의 보안 ‘공동 책임 모델(Link)’은 이미 많은 고객들이 인지하고 있는 개념이다. 이 모델이 지속가능성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간략히 설명하면, ‘AWS는 클라우드의(of)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이 있고, ‘AWS 고객은 클라우드 내(in)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의(of) 지속 가능성에 대한 AWS의 책임

AWS가 운영·관리하는 리전(Region), 엣지 로케이션(Edge Locations), 로컬 존(Local Zones), 네트워크 백본(Backbones)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와 다양한 AWS 서비스 플랫폼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 전반에 대한 지속가능성의 책임은 AWS에 있다. 예를 들어, AWS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내에 서버 집적도와 자원 사용률을 높이고, 전력 및 냉각 효율화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절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202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로 AWS 인프라를 운영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지속 가능성에 대한 AWS의 책임이다.

AWS 클라우드 내(in)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

AWS 고객도 공동 책임 모델에 따라 지속가능한 아키텍처를 AWS와 함께 설계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불필요하거나 사용량이 낮은 리소스를 최적화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선택, 최신 알고리즘 채택, 효율적인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 사용, 비즈니스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리소스를 조정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책임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객과 AWS 간의 공동 책임 모델에 대해 알아봤다. 이제는 고객이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참조해야 하는 Well-Architected Framework 지속 가능성 영역의 설계 원칙을 알아본다.

클라우드 내 지속가능성을 위한 Well-Architected 설계 원칙

Well-Architected Framework의 지속 가능성 영역에는 아키텍처 패턴과 소프트웨어 패턴은 물론 설계 원칙과 운영 지침이 포함된다. AWS는 사용자에게 지속 가능성을 위한 아키텍처 설계를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6가지의 설계 원칙을 제공한다.

1. 영향 이해 –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현재의 워크로드별 영향을 측정하고, 미래의 영향을 모델링한다.

2. 지속 가능성 목표 설정 – 각 워크로드에 대해 트랜잭션당 필요한 컴퓨팅 및 스토리지 리소스를 줄이는 것과 같이 장기적 관점의 지속 가능성 목표를 설정한다.

3. 사용률 극대화 – 워크로드 규모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유휴 리소스를 최소화해서 기본 하드웨어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4. 효율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 예측 및 채택 – AWS의 신규 인스턴스와 서비스를 확인하고, 효율성을 위해 하드웨어(예, 그래비톤 프로세서 등) 및 소프트웨어 선택을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기 위한 유연성을 설계한다.

5. 관리형 서비스 사용 – 공유 서비스는 광범위한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의 양을 줄인다. 관리형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주 액세스하지 않는 데이터를 콜드 스토리지로 이동하고 컴퓨팅 용량을 조정하는 등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성 모범 사례를 자동화한다.

6. 워크로드의 다운스트림 영향 감소 – 서비스 사용에 필요한 에너지 또는 리소스의 양을 줄이고 고객이 디바이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을 줄인다. Device Farm으로 테스트하여 영향을 측정하고 고객과 직접 테스트하여 실제 영향을 파악한다.

IT 임원, 아키텍트, 기술 리더는 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Well-Architected 설계 원칙 6가지를 이해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항상 참고하기를 권장한다. Well-Architected Framework의 지속 가능성 영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 지속 가능성 사이트를 참고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IT의 관리·운영·개발 측면의 활동

고객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과 기술은 새롭거나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사용했던 기술, 비용 절감과 리소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과 조치들이 지속 가능성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를 관리·운영·개발 측면으로 나눠서 간략히 정리해 보자.

관리적 방안

1. 조직의 지속가능성 목표와 연계된 IT 시스템의 탄소 배출량 절감 목표 수립

2. Observability를 위해 탄소 배출량 관련 데이터 수집과 인사이트 제공을 위한 대시보드 구축 

3.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영역(Hot-spots)을 분석한 후 대응 계획 수립

4. AI/ML 기술 등을 비즈니스 전반에 배치해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 탐색·적용

5. IT 협력사와 SLA 외에 지속 가능성 관련 지표의 SLO(Service Level Objectives) 협의

운영 측면

1. 사용하지 않는 인스턴스(서버)는 중지(Stop)하거나 종료(Terminate)

2. 워크로드 용도 및 실 사용량 기반의 인스턴스 유형·크기 선택(rightsizing)

3. Greener 인스턴스: 저전력-고효율의 CPU 프로세서 사용(Graviton)

4. Auto Scaling, Auto Healing 그리고 Automations

5. 스팟(Spot) 인스턴스의 적극적 고려(‘반드시’가 아닌 아키텍팅 시 항상 염두에 두는 노력)

6. 조금 더 공격적인 백업 정책

7. 비즈니스 요구와 데이터 용도에 맞는 스토리지 유형 선택(예, Amazon S3 Standard, Standard-IA, One Zone-IA, Glacier, Deep Archive 등)

8.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AWS 리전(Region) 우선 고려

9. 배치 작업 등의 피크(Peak) 분배로 리소스의 최대 프로비저닝 용량 감소

개발 측면

1. 컨테이너/쿠버네티스 등 서버당 컨테이너의 집적도를 높여서 자원 사용률 향상

2. 서비스 간 통신 시 바이너리 프로토콜인 gRPC를 사용해서 통신 효율성 향상

3. API 요청 수 경감을 위해 GraphQL 기반으로 설계하고 인코딩 수행

4. 데이터 압축 시 ZSTD 알고리즘 사용(gzip 대비 30% 압축률 향상) 후 스토리지에 저장

5. 최신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모듈 및 알고리즘 적용

6. 엔드 유저 디바이스(End user devices)에서 비즈니스 로직 처리 고려

7. 서비스 간 통신 시 재시도(Retry) 로직 최적화

8. 로깅 시 불필요한 필드 삭제, 로그 압축 및 보존 기간 설정·현행화

9. 빠른 프로그래밍 언어 및 런타임 선택

위에서 언급한 방법과 기술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작은 요소들로 간주될 수 도 있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기본이 되는 것들이다. 또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 효율을 위해 강구했던 조치들과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시스템의 특성과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고, 클라우드 사업자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IT 조직이 지구적 과제 해결을 위해 장기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플라이휠(Flywheel)(Link)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AWS 고객 탄소 발자국 도구(Customer Carbon Footprint Tool)

AWS 고객 탄소발자국 도구, 출처=AWS 홈페이지

2021년 12월 리인벤트(re:Invent)에서 공개되고, 3월 1일 정식 출시된 AWS 고객 탄소 발자국 도구(AWS Customer Carbon Footprint Tool)는 AWS 고객에게 AWS 서비스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 정보를 제공하고, 온프레미스와 비교해서 감소 추세도 제공한다. 더불어 AWS가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 사용을 전환함에 따른 배출량 감소 정보도 함께 볼 수 있다. 

이 도구는 고객의 전체 포트폴리오(사용 서비스와 리전)에서 탄소 발자국을 자동으로 계산해서, 리전 내 서비스별 탄소 배출량에 대한 인사이트가 포함된 월간 요약 보고서를 제공한다. AWS 관리 콘솔에서 대시보드로 제공되고 PDF로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워크로드의 탄소 배출량을 직접 측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 리포트(또는 ESG 리포트)에 포함할 수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과 클라우드, 그리고 IT 조직이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봤다. 20년 넘게 IT 업계에 종사해 오는 동안 지속 가능성은 관심사에서 조금은 벗어난 주제였지만, 이제는 1순위 주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재무 성과 뿐만 아니라 인류와 사회에 처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숙고가 필수적인 만큼, AWS의 고객들이 지속가능성을 향한 여정에 동참하며 2040년 넷제로를 포함한 다양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아마존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홀로세(Holocene)는 약 1만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를 말한다. 충적세(沖積世) 또는 현세(現世)라고도 부른다.

2*      파리 기후 협약은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조약으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고자 함께 노력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이다.

3*      AWS 공식 사이트에서는 ‘Pillar’를 ‘원칙’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Pillar’를 아키텍처를 다루는 ‘축’으로 사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감의 완성이 매끄럽지 못한 듯 생각돼서 ‘영역’으로 표기한다.

 

최인영 Executive Technology Partner는 2017년부터 AWS(Amazon Web Services)에서 솔루션즈 아키텍트로 근무하고 있고, 엔터프라이즈 CxO 및 기술 리더를 대상으로 기술 가이드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본 기고문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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