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투피어(Peer-to-Peer, 이하 P2P) 네트워크는 참여자 간 직접 데이터와 리소스를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분산형 시스템 구조다.

바오 트란 PowerPatent의 특허 변호사
바오 트란 PowerPatent의 특허 변호사

기존의 클라이언트-서버 방식과 달리, 각 피어는 서버이자 클라이언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고속 파일 공유, 분산 애플리케이션, 블록체인 기술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시스템의 확장성과 자율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중앙 통제의 부재로 인해 콘텐츠 유통의 투명성과 관리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특히, P2P 네트워크는 저작권 침해를 비롯한 지식재산권(IP) 관련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 환경이다.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등의 저작물이 네트워크를 통해 무단 복제 및 배포되며, 이를 추적하거나 제재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현실은 창작자와 기술 개발자들이 합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침해 발생 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절차에서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IP 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수적인 시점이다.

AI 기술과 결합된 P2P 환경의 새로운 위협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P2P 네트워크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생성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다양한 창작물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으며, P2P 시스템을 통해 이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즉시 공유된다. 이 과정에서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누구의 소유인지, 해당 결과물이 기존 저작물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등의 복잡한 법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AI 기반의 알고리듬이나 분산형 학습 시스템이 P2P 네트워크에서 사용될 경우, 해당 기술 자체가 특허 보호 대상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무단 사용이나 복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익명성과 가명성이 보장되는 P2P 환경에서는 AI 모델의 오용이나 기술 유출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창업자와 발명가가 자신들의 핵심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법률 전략과 기술적 대응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2P 환경에서 실질적인 IP 보호 전략

P2P 네트워크의 법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재산 보호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모든 핵심 기술과 창작물에 대해 특허, 저작권, 상표, 영업 비밀로 등록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침해 발생 시 권리를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국제적인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콘텐츠 및 기술 배포 시에는 명확한 사용 조건과 제한을 포함한 라이선스 계약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오픈소스 기술과 결합된 P2P 시스템에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조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독점 기술이 의도치 않게 공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라이선스 계약에는 사용 목적, 사용 범위, 재배포 조건, 로열티 조항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권리 관리(DRM) 기술과 콘텐츠 추적 시스템, 스마트 계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수단은 분산 네트워크 내에서 콘텐츠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조건부 접근 제어를 통해 무단 사용을 차단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계약은 블록체인 기반 P2P 시스템에서 로열티 자동 지급, 권한 설정, 무단 복제 방지 등을 자동화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글로벌 대응을 위한 법적 기반과 거버넌스 구축

P2P 네트워크는 기술적으로 국경을 초월하여 작동하기 때문에, IP 보호 역시 국제적인 법률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 베른 협약,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협약, 특허협력조약(PCT) 등은 창작자와 발명가가 각국에서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국제 기준을 제공한다. 따라서 P2P 기반 기술 또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경우, 해당 기술이 적용될 주요 국가에 대해 IP 등록을 사전에 고려하고, 분쟁 발생 시 관할권을 명확히 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나 창업자는 P2P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전, IP 자산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IP Audit)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이 충분히 보호되고 있는지, 기존 타인의 IP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라이선스 계약과 등록 상황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투자자나 파트너에게 신뢰를 주고, 미래의 법적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부와 사용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중요하다. 사용자들이 IP의 가치를 이해하고, 올바른 콘텐츠 이용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술 보호의 첫걸음이다. P2P 생태계에서 IP 존중 문화를 조성하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의 신뢰도와 지속 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P2P 네트워크는 콘텐츠 유통, 분산 컴퓨팅, AI 학습 등 기술 진보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디지털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분산 구조의 특성상, 전통적인 지식재산권 체계와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창업자와 발명가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

따라서 기술 개발과 활용 단계부터 IP 전략을 수립하고, 법률적·기술적 보호 장치를 결합하는 방식의 다층적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글로벌 법제도에 대한 이해와 거버넌스 체계의 수립은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다. 기술은 분산되고 있지만, 지식재산 보호는 통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 기고문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지티티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