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은 지금 기술 패권 경쟁과 디지털 전환이 맞물리며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AI는 반도체, 에너지, 제조, 헬스케어 등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으며,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HPC), 대용량 데이터 처리, AI 모델 훈련 및 서비스가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경쟁의 필수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그룹은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에 발맞춰, AI·반도체 기반의 미래 사업 구조 전환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과거 섬유, 석유화학, 이동통신, 반도체에 이은 다섯 번째 산업적 도약을 목표로 한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특히 AI는 그룹 전체의 기술과 자원을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첫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울산에 구축

SK는 지난 6월 20일, 울산광역시 및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을 공식화했다. 울산 AI DC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2027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모델 훈련에 최적화된 고성능 연산 및 냉각 시스템, 에너지 효율 설계를 기반으로, 약 7만8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에는 SK그룹의 핵심 역량이 총집결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5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노하우를 적용한다. 여기에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는 전력 및 인프라 설계를 맡아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조성한다. 울산 AI DC는 향후 청정 연료 기반의 친환경 인프라로 진화할 계획이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 기준을 충족시켜 AW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AWS는 SK의 AI 기술력과 인프라 역량에 주목해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의 AI 허브 파트너로 SK를 선정했으며, 양사는 향후 15년간 클라우드·반도체·네트워크·에너지 부문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하이퍼스케일 AI DC는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현재의 산업 환경에서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을 동시에 뒷받침할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AI 중심의 그룹 전략 전환과 미래 산업 포석

SK그룹은 이번 울산 AI DC 구축을 기점으로, 전 계열사에 AI를 접목하는 전방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은 AI를 ▲AI 에이전트 ▲로보틱스 ▲제조 AI ▲에너지 ▲AI 기반 바이오 등 모든 사업 영역에 적용해 사업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AI 적응이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IT 분야를 넘어 에너지, 바이오, 반도체 등 전 사업군에서 AI를 활용한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 AI DC는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을 디지털 기반 산업 혁신의 거점으로 전환시킬 핵심 인프라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등 제조 AI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국내외 AI 기업 유치 및 산학협력을 통해 울산의 AI 생태계도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향후 AI 혁신 거점을 전국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SK그룹의 AI 전략은 단순한 신사업 추진을 넘어,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그룹 전체의 기술력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장기적 비전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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