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AI 모델을 학습·운영하기 위한 고성능 서버와 칩을 수용할 AI 특화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전력망과 발전 설비, 그리고 관련 제조·건설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그리드 용량 부족과 전력 경쟁이 인프라 개발의 병목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딜로이트(Deloitte)가 AI 확산이 야기하는 인프라 수요, 전력 부하 증가, 데이터 센터 업계의 대응 전략과 과제를 상세히 분석한 “미국 인프라가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보고서를 발표했. 보고서는 전력회사와 데이터 센터 임원 120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4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AI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 2035년까지 30배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4년 4GW에서 2035년 123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전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의 12%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AI가 전력 소비의 핵심 주체로 부상함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전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도 33GW에서 176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와 관련해 제조·에너지·건설 업계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 센터 관련 발언은 2024년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전년 대비 5배 증가(997건→5402건)하며 시장의 관심을 반영했다. 에너지 유틸리티의 향후 5년간 예상 설비투자(Capex)는 1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하이퍼스케일러 및 기술 산업 역시 각각 3년, 4년간 1조 달러 규모의 카펙스 투자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수백 메가와트(MW) 수준의 데이터 센터를 넘어서, 기가와트(GW)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AI 인프라는 단순 증설을 넘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주요 과제는 전력 용량·그리드 인프라 대응
설문 응답자의 72%는 전력 및 그리드 용량 제약이 인프라 구축에서 가장 큰 과제라고 응답했다. 특히 데이터 센터 응답자의 92%는 전력 용량을 자원 경쟁의 핵심 요소로 지목했으며, 이는 전력 회사 응답자의 71%보다 높은 수치다. 자원 확보 경쟁, 공급망 불안정(65%), 보안 우려(64%)도 병행되는 과제로 언급되었다.
또한, 데이터 센터는 인프라 타임라인 불일치를 가장 큰 운영 리스크로 인식했다. 전력망 스트레스, 최대 전력 증가, 기저부하 감소, 송배전 연결 지연 등 인프라 전반의 물리적·운영적 경직성은 AI 도입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전력 가격 부담과 그 영향력에 대한 인식 차도 나타났다. 전력 회사 응답자의 60%는 주택 가격 부담이 데이터 센터 개발의 제한 요소가 아니라고 본 반면, 데이터 센터 운영자의 47%만이 이에 동의했다.

기술·규제 혁신과 산업 간 협력이 관건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와 전력회사 모두 기술 혁신과 규제 혁신을 인프라 개발 격차 해소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90%의 데이터 센터 응답자는 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술 혁신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했다. 인프라 지능화(81%), 재생에너지 통합(66%)도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새로운 전력 자원, 차세대 변압기 및 송전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AI 칩과 전력망 간 직접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시도도 진행 중이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부하 및 발전 상호 연결 간소화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불필요한 프로젝트 제거, 우선순위 프로젝트 선별, 절차 투명화를 통해 구축 속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데이터 센터와 전력 회사 간의 협력에 대한 실효성 인식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인프라 개발과 비용 분담에 대한 협력에 대해 데이터 센터 응답자의 78%, 전력 회사의 67%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매우 효과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15%, 8%에 불과했다.
민간 투자 급증...공공 전력 회사의 과제
미국 내 데이터 센터에 대한 민간 투자는 2024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AI 중심 투자 모멘텀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전력 회사는 투자 여력 확보와 동시에 요금 부담 관리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소비자 요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정 모델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딜로이트 앤 투쉬 LLP(Deloitte & Touche LLP) 마틴 스탠스베리(Martin Stansbury) 담당 이사는 “AI와 에너지 주도권 확보라는 국가 전략을 뒷받침할 인프라 개발 기회가 존재한다.”라면서도, “복잡한 산업 간 과제와 특정 격차의 존재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력과 부가 인프라의 유연성, 용량, 효율성 확보가 향후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딜로이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AI 확산이 국가 인프라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과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 기반의 대규모 인프라 전환은 민간 기업, 공공기관, 제조·에너지·건설 산업 전반의 협력 체계 구축과 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AI 인프라 구축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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