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온라인 브랜드와 기관을 신뢰하는 수준은 급락하고 있다. AI 기반 사기와 데이터 유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과 정부 모두가 보다 강력한 인증과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덴티티 보안 전문 기업 핑 아이덴티티(Ping Identity)가 보고서 ‘AI 시대의 신뢰 격차 해소(Bridging the Trust Gap in the Age of AI)’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총 1만 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미국(2000명), 영국(2000명), 프랑스(1000명), 독일(1000명), 호주(1000명), 싱가포르(1000명), 인도(500명), 인도네시아(500명), 네덜란드(500명), 스웨덴(500명), 아랍에미리트(UAE, 500명)이 포함됐다. 연도별 비교는 핑 아이덴티티의 2024년 소비자 조사 결과와 비교했다.

AI 확산과 함께 커지는 보안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68%가 현재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1년 전 41%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반면, 개인 신원 데이터를 관리하는 조직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5%는 5년 전보다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39%는 가장 우려되는 최신 사기로 AI 기반 피싱 공격을 꼽았다. AI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사기 수법은 소비자들이 합법적인 정보와 위협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신뢰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AI 규제의 필요성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응답자의 73%는 정부가 신원 데이터 보호를 위해 AI를 규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나, 52%는 정부나 안전 관련 기관으로부터 충분한 보호나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로 합법적 정보와 사기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매우 자신 있다’고 답한 사람은 23%에 불과해 교육과 인식 제고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인증·다중인증 수요 확대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는 생체인증과 다중인증 도입이 꼽혔다. 응답자의 34%가 생체인증, 33%가 다중인증을 신뢰 제고 요소로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가장 많이 경험한 사기 유형은 금융사기(25%)와 계정 탈취(21%)였으며, 이는 강력한 인증 체계가 있었다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었던 사례다. 로그인 경험 개선에서 가장 선호하는 변화 역시 생체인증 확대(21%)였다.

소비자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가 보편화되는 지금, 신뢰는 다시 쌓아야 한다. 생체인증과 AI 최적화를 통한 강력한 보안, 그리고 기업과 정부 간 협력 및 교육 강화가 신뢰 격차를 줄이는 핵심 방안으로 꼽혔다. 고무적인 점은 이미 36%의 소비자가 AI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핑 아이덴티티 대릴 존스(Darryl Jones) 소비자 부문 전략 담당 부사장은 “소비자 신뢰는 AI 기반 사기와 함께 무너지고 있다.”라며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강력한 인증, AI 투명성, 아이덴티티 중심 보안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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