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이미 산업 전반에서 깊숙이 자리 잡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특정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AI는 이제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에이전틱 AI(Agentic AI)라 부른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기업 운영과 산업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점이다. 특히 금융 서비스 산업은 이 변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에이전틱 AI는 최소한의 인간 개입만으로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며 실행까지 수행할 수 있는 자율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기존의 생성AI가 사용자의 지시에 크게 의존했던 것과 달리, 에이전틱AI는 업무를 종단 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의료 산업에서는 이미 임상 데이터를 수천 건 단위로 검토하고 진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의사와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는 물류 최적화와 사이버 보안 대응에 에이전틱 AI가 실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가설적 연구가 아니라 실제 진행 중인 사례이며, 기술 확산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금융 서비스 산업의 변화와 거버넌스의 필요성
금융 산업에서 에이전틱 AI의 영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지능형 에이전트가 공급업체 조건 협상, 송금 실행, 송장 조정, 이상 탐지 등을 수행하게 된다면 거래 처리 속도는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특히 자율 에이전트는 실시간으로 유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기존의 일괄 처리 방식은 기업의 자금 운영에 제약이 많았으나, 이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자동 조정을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사기 탐지 역시 패턴 분석을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정밀성과 속도가 동시에 강화된다.

그러나 이 변화는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제기한다. 자율 에이전트가 사람의 개입 없이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만약 편향된 데이터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도출된다면, 이를 수정하고 통제할 장치는 무엇인가. 가트너는 거버넌스와 투자 수익률 문제로 인해 2027년까지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만큼 감독 체계가 따라가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위험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과 금융 기관은 명확한 자율성 한계 설정과 중앙 집중적 관리 체계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자율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행동하더라도 긴급 중단 메커니즘과 투명한 감사 체계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규제 준수의 차원이 아니라 기업 신뢰성과 시장 안정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거버넌스는 기술을 제한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EM뱅크(EMBank)는 디지털 중심 금융 기관으로서 에이전틱 AI가 가져올 효율성과 위험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중소기업과 글로벌 핀테크 기업에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계좌 보호, 국제 결제, 무역 금융, 투자 대출, 서비스형 뱅킹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술 도입은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규정 준수와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과제를 수반한다.
에이전틱 AI는 산업 혁명에 비견될 만큼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기회는 분명하지만, 감독 부재와 책임 약화라는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금융 기관은 기술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적 가치를 유지하며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에이전틱 AI 시대에 기업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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