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산업은 더 빠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로 전환하려는 압박 속에, AI 도입을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는 거버넌스·인프라 대비를 앞지르고 있으며, 신뢰와 준비 부족이 가장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HCL테크(HCLTech)가 웨이크필드 리서치(Wakefield Research)와 공동으로 미국, 영국, 유럽 600명의 결제 담당 임원을 조사해 ‘퓨처 오브 페이먼츠 리포트 2025(Future of Payments Report 2025)’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AI 확산과 신뢰 부족의 역설
결제 업계 조직의 99%가 AI를 결제 운영에 활용하고 있지만, 91%의 경영진은 여전히 위험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의 AI 사기 탐지 툴을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이 60%에 달해, 신뢰 부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AI 환각(42%), 합성 사기(40%), 데이터 유출(39%)이 꼽혔다.

또한 47%의 조직은 AI 활용에 관한 공식 정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이며, 기업 거버넌스의 공백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미국과 유럽은 AI 정책 부재 비율이 각각 50%와 47%로, 영국·아일랜드(35%)보다 더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 결제 서비스, 현실화는 빠르나 준비는 더뎌
보고서는 52%의 결제 조직이 향후 18~24개월 내 자율 운영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완전한 자율 결제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기업은 17%에 불과하다.
자율 서비스 도입이 가져올 가장 큰 영향은 ▲실시간 사기 탐지 및 해결(51%) ▲지능형 결제 라우팅(47%) ▲규제 준수 및 보고 자동화(47%)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반의 디지털 어시스턴트 활용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99%가 우려를 표했으며, 데이터 프라이버시(42%), 레거시 시스템 통합 리스크(40%), 고객 신뢰 하락(40%) 등이 주요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혁신 지향과 인프라 현실의 간극
혁신 선호 경향은 뚜렷하다. 조사에 참여한 임원 중 58%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 개선보다 새로운 혁신 방식을 채택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인프라 수준은 뒤처져 있어, 클라우드 네이티브·실시간 데이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20%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레거시 인프라에 의존하거나 전환 중인 단계다.
특히 고객 요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압박은 크다. 응답자의 87%는 ‘실시간 결제 기능이 없으면 고객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디지털 월렛(56%), 실시간 결제 및 정산(55%), AI 기반 사기 탐지 및 거래 최적화(51%)를 향후 3대 혁신 요인으로 꼽았다.
HCL테크 스리니바산 세샤드리(Srinivasan Seshadri) 최고성장책임자 겸 금융서비스 글로벌 총괄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 인프라 현대화,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결제 산업이 AI·자율화·디지털 화폐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거버넌스와 인프라 부재로 인해 신뢰 확보에 실패한다면, 결제 산업은 혁신이 아닌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결제 기업들은 기술적 야망을 제도·인프라·고객 신뢰와 균형 있게 결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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