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IT 환경은 생성AI 확산 속에서 근본적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AI는 단순 지원 도구가 아닌 운영 자동화·예측·진단·조치까지 포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업은 이를 통해 생산성과 전략적 기여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압박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빠른 확산과 달리 조직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기업이 많아 부서별 AI 난립, 운영 가시성 붕괴, 거버넌스 공백 같은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IT 운영팀은 티켓, 장애 대응, 로그, 직원 지원이 폭증하는 환경에서 디지털 복잡성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기존 운영 중심 IT 모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기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에서 독립적으로 확산되는 AI를 통합하고 운영 구조를 재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I 확산이 불러온 조직적 변화와 기업의 새 책임 구조

AI 확산으로 인해 기업의 운영 구조는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관리 플랫폼 기업 아테라(Atera)가 미국 대기업의 CIO 및 IT 담당 부사장 1000여 명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선도적 기업 IT’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T 리더 63%가 AI 발전으로 자신의 역할이 변화했다고 답했다. 과거 운영 안정성과 티켓 처리 중심으로 평가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AI를 전략적 가치 창출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의 49%는 가장 중요한 역할 변화로 ‘비즈니스 가치 리더십’을 꼽았고, 47%는 인간과 AI의 협업 구조를 조율하는 역할을 핵심 변경 요소로 평가했다.

또한 AI는 이미 IT 기능을 넘어 HR(41%), 고객 경험(41%), 재무(39%), 윤리·규정 준수(39%) 등 다양한 전사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IT 리더의 71%는 비IT 조직이 독자적으로 AI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해, 기업 내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AI가 단순한 기술 도입 단계를 넘어 조직 운영의 기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확산은 뚜렷한 성과도 제공한다. 운영 효율성(91%), 직원 생산성(91%), 고객·이해관계자 영향(92%), 사업 성장(92%), 거버넌스·회복탄력성(90%) 등 대부분의 기업이 광범위한 성과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반복적인 1차 지원 업무 중 최소 41% 이상을 자율형 AI 에이전트로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4%에 달해, 실제 업무 부하를 크게 감소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AI 소유권은 기업 내에서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12%만이 AI 소유권이 매우 명확하다고 답했고, 37%는 다소 불분명하거나 매우 불명확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데이터·보안·규정 준수 등 핵심 영역에서 운영 리스크를 확대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소유권이 정의된 조직에서도 책임은 IT·기술 부서가 42%로 가장 많았으나, 재무, 법무·규정 준수, 인사, 보안 등 다양한 부서가 역할을 나눠 갖고 있어 표준화된 운영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부서별 AI 난립이 초래한 운영 붕괴 위험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은 새로운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부서별 AI 난립이다. 각 조직이 독자적으로 AI를 도입하면서 운영팀은 실제 AI 도입 규모·사용 데이터·권한·모델 경로 등을 추적하기 어려워졌고, IT 거버넌스는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존 섀도우 IT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위험을 유발하며, AI 모델의 예측 불가능한 동작이 새로운 공격면과 운영 리스크를 만들어낸다.

응답 기업의 67%가 “핵심 운영을 유지하며 여러 부서의 AI 프로젝트를 병행 관리하는 것이 중간~매우 어렵다”고 답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명확히 보여준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증가하지만, 이를 대규모 운영으로 확장하려면 기술·조직·프로세스 정비가 필수적임에도 현실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디지털 복잡성 증가도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대규모 엔터프라이즈는 IT 운영팀이 티켓 라우팅, 기본 문제 해결, 지식 공유, 진단, 장애 대응 등 다양한 흐름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며, 여기에 AI 모델 기반 업무까지 추가되면서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운영 효율성 확보와 전략적 기여도 향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예측–진단–조치를 하나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통합 운영 모델’로 해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전사적 AI 에이전트 통합 모델이다. 아테라의 보고서는 구조적 해결책으로 AI 에이전트 기반 운영 모델을 제시하며, 실제 기술 도입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테라의 핵심 기술은 ▲기술자 지원 자동화를 위한 ‘AI 코파일럿’ ▲최종 사용자 자율 해결을 위한 ‘IT 오토파일럿(Autopilot)’이다. 두 기술은 예측, 자동 진단, 자율 조치를 통합한 구조를 제공하며, 기업의 반복 업무 부담을 줄이고 운영 리스크를 완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2025년에만 두 제품의 매출이 500% 증가하며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4%가 반복 업무 상당 부분을 AI 에이전트로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이 기술의 실효성을 뒷받침한다.

AI 에이전트 모델은 ▲예측(Prevention): 문제 징후·변동성·사용자 패턴 등을 사전에 감지 ▲진단(Diagnosis): 로그·티켓·구성·패턴 정보를 통합 분석 ▲조치(Remediation): 지식 기반 해결 제안 또는 자동 조치 실행 ▲운영 자동화: 티켓, 라우팅, 장애 대응, 지식 전달을 통합 ▲전사 업무 흐름 최적화: IT·HR·CX·재무·규정 준수 기능까지 확장 등의 특징을 갖는다.

아테라의 길 페켈만 CEO는 “AI가 운영을 혁신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을 혁신하는 것은 IT 리더”라며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예측하고 학습하며 조치를 취하는 완전히 새로운 현실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조직 전체 운영을 재설계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AI 도입 빠른 한국 거버넌스는 부족

한국 기업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대비 AI 도입 속도가 빠른 편이며, 정부·기업·기관이 생성AI 기반 운영 혁신을 적극 추진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기업이 부서별 파일럿 중심 도입, AI 정책·소유권 부재, 내부 역량 부족, 운영팀 과부하 문제를 겪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나타난 문제와 매우 유사한 패턴이 관측된다.

한국 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사적 AI 소유권 및 책임 구조 정의 ▲부서별 AI 도입 기준 마련 ▲AI 에이전트 기반 운영 자동화 도입 ▲생성AI·LLM 거버넌스 체계 구축 같은 중장기 전략이 필수적이다.

한국 시장은 IT 인력 부족과 빠른 기술 도입 문화라는 특성 때문에 AI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 모델의 필요성이 특히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AI는 기업 운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통제되지 않은 확산은 운영 붕괴 위험을 야기한다. 부서별로 난립하는 AI를 통합하고, 예측–진단–조치가 연결된 AI 에이전트 운영 모델을 구축해야 기업은 운영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확보할 수 있다. AI 확산의 속도와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AI 전략과 거버넌스를 재정립하고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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