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확산은 기업 커뮤니케이션 구조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생성AI는 콘텐츠 생성, 메시지 구성, 상황 분석, 이해관계자 대응 등 반복성과 패턴 기반의 업무를 빠르게 자동화하고 있으며, 이는 CEO와 커뮤니케이션 리더 간 신뢰·통제·역할 구조를 새롭게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정보 확산 속도가 높고 온라인 반발 위험이 커져 메시지 통제 중요성이 추가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AI 자동화는 단순 효율 개선 수준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의사전달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전략 리서치 자문 기업 해리스X와 정보 제공 기업 레이건커뮤니케이션즈는 이러한 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400명의 CEO와 커뮤니케이션 리더를 대상으로 AI 도입, 역할 인식, 조직 내 권한 구조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는 AI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에서 보조 도구 단계를 넘어 업무 핵심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도입 가속...CEO 기대치 상승과 업무 구조 재편

조직의 95%는 이미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96%는 긍정적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전체 기업의 30%는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절반 이상을 AI가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55%는 이러한 자동화 비중이 2030년까지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연설 작성 시 AI 지원이 없는 최고 전문가보다 맞춤형 훈련된 AI 도구를 선택하겠다는 CEO는 57%로 나타났다. 이는 메시지 구성에서 AI의 신속성·정확성·일관성이 경영진 요구와 부합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CEO의 31%는 AI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내부 팀이나 외부 기관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42%는 AI가 커뮤니케이션 관련 일자리를 오히려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술을 대체가 아닌 생산 확대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커뮤니케이션 역량 변화...AI 효율과 인간 고유 역량의 균형

CEO의 49%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조만간 AI 신속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활용 능력에 밀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현재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AI 기술을 꼽은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CEO는 전략적 사고(42%), 창의적 문제 해결(40%), 위기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37%)을 핵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역량으로 평가했다. 이는 기술 확산과 무관하게 메시지 방향 설정과 판단력 등 인간 중심 역량이 여전히 조직 성과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 리더 역시 AI를 ‘경쟁자’가 아닌 ‘효율을 높이는 파트너’로 인식했다. 리더의 70%는 AI가 업무 효과성을 높인다고 답했으며, 단 13%만이 역할 대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리더의 68%는 AI가 내부 팀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았고, 64%는 외부 에이전시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63%는 AI가 조직 간 커뮤니케이션 경쟁 환경을 평준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CEO–커뮤니케이션 리더 관계...신뢰는 높지만 통제는 CEO 중심

CEO의 83%는 커뮤니케이션 팀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했다. CEO의 98%는 커뮤니케이션 리더에게 충분한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답했고, 리더의 92%도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주요 메시지 운영 단계에서는 온도차가 존재했다. CEO의 56%만이 중요한 외부 발표 전에 항상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상의한다고 답했으며, 내부 발표의 경우는 65%였다. CEO의 74%는 자신이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주도한다고 답했지만, 리더 중 이를 인정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또한 CEO의 74%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고 보았으나, 리더 중 동의한 비율은 31%였다. 이는 역할 인식 차이와 통제력 강화 흐름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기반 자동화가 확산될수록 메시지 통제에 대한 CEO 의존도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시장 관점: 신뢰·정책·역할 재정비 요구 증가

한국 기업은 AI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나, IDC와 SAS 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신뢰·거버넌스·AI 정책 정비 수준은 글로벌 대비 낮은 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준비도는 높지만 AI 활용 기준과 책임성 원칙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AI 기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정책·절차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사회·정치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온라인 반발 위험이 커 메시지 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은 AI 활용 과정에서 신뢰 관리, 검증 절차, 내부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며, 기술과 사람 중심 역할의 균형이 한국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 결과는 AI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구조적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업들은 이미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에 의존하고 있으며, CEO는 기술 기반 메시지 생성의 신속성과 통제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전략·창의성·위기 대응 능력 등 인간 고유 역량은 여전히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의 핵심 자산으로 유지되고 있다.

신뢰는 견고하지만 통제력은 CEO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조직은 신뢰·정책·역할의 균형을 재정립해 AI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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