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들이 디지털 채널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분석·활용하는 흐름이 가속되면서 고객데이터플랫폼(CDP: Customer Data Platform)이 기업 마케팅·고객경험 전략의 필수 인프라로 떠올랐다.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은 여러 출처로부터 수집된 고객 관련 데이터를 단일하고 지속 가능한(durable)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하여 다른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이 플랫폼은 웹사이트, 모바일앱, CRM 시스템, 소셜미디어, 거래시스템 등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의 행동 및 속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식별 해결(identity resolution)·정제·통합하여 고객 단일 프로파일을 생성한다. 이후 마케팅 자동화, 예측분석, 세분화 마케팅, 옴니채널 고객경험 제공 등이 이 플랫폼을 통해 가능해진다.

CDP는 마케팅 고도화와 고객 인사이트 확보라는 기업 내부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등장하였고, 그 진화 과정에서 생성AI 및 머신러닝 등의 분석기능이 결합되어 고도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 CDP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영업 활동을 최적화하고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인 ‘인사이트 엔진’ 역할을 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CDP

CDP 솔루션은 산업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금융서비스 산업에서는 고객 세분화, 리스크 분석, 교차판매·업셀 강화 등을 위해 CDP가 활용된다. 소매 및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장바구니 포기 대응, 구매여정 분석, 개인화 추천 및 리타겟팅을 위해 CDP가 주요 전략수단이다. 여행·환대 및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옴니채널 경험 강화, 앱·웹·오프라인 제휴 데이터 통합을 통해 고객 참여 및 유지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텔레콤 및 IT 분야는 특히 가입자 전환률(Churn) 감소, 규제 준수(Data Preservation & Privacy) 대응, 대규모 고객데이터 처리 요구로 CDP 도입이 가속되고 있다. 헬스케어(Healthcare) 분야에서는 환자 경험(Patient Experience) 개선, 원격진료 데이터 통합, 개인맞춤형 건강관리(Personalised Care)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CDP가 활용된다. 이러한 산업별 적용은 CDP가 단일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채널 데이터 통합 및 인사이트 활용이라는 공통 요구를 가진 다수 산업에서 전략적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조사기관 스텔라 마켓 리서치(Stellar Market Research, 이하 SMR)이 발표한 ‘글로벌 고객 데이터 플랫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06.2억 달러 규모였으며, 2025년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복합성장률(CAGR) 약 32%로 성장해 2032년에는 약 979.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고객 데이터 플랫폼 현황(자료제공=SMR)
글로벌 고객 데이터 플랫폼 현황(자료제공=SMR)

또한 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비슷한 맥락에서 2025년 약 97.2 억 달러에서 연평균복합성장률은 약 30.7%로 성장해 2030년까지 371.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양 기관 모두 CDP 시장이 향후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데이터 전략 강화 및 고객경험 혁신에 대한 수요 확대와 맞물린 결과다.

시장 성장 요인

시장 성장을 이끄는 요인은 다각적이다. 첫째,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광고 지출 증가다. SMR은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이 발전하면서 성과 저하를 인식하고 그 대안으로 CDP를 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복수 채널에서 유입되는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마케팅 ROI를 높이려는 조직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둘째, 고객 데이터의 볼륨과 복잡성 증대다. 고객이 여러 디바이스와 채널을 통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면서 정형·비정형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를 유의미하게 통합·활용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SMR 보고서 또한 디지털 상호작용 증가가 CDP의 채택을 촉진한다고 언급했다.

셋째, 옴니채널 고객경험 제공 요구다. 고객이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다양한 접점에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가운데, 기업은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CDP는 이를 위한 기반 역할을 한다.

넷째, 개인정보보호 및 규제 준수 압력이다. GDPR(일반 데이터보호규정), CCPA(캘리포니아 소비자보호법) 등 글로벌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기업은 고객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있어 투명성·책임성이 요구되고 있으며, CDP는 통합된 데이터 거버넌스와 동의관리(consent management),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다섯째, 생성형 AI·머신러닝 등 고급 분석기술 통합이다. CDP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넘어, 예측분석(predictive analytics)·세분화(segmentation)·개인화(personalisation) 기능을 제공하며, 기업이 보다 정교한 마케팅 및 고객서비스 전략을 구현하도록 돕는다.

여섯째, 스마트 디바이스·사물인터넷(IoT) 확장이다. 소비자의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브랜드와의 상호작용 경로가 증가하며, 기업은 이러한 새로운 접점 데이터를 CDP에 통합해 활용하고자 한다.

일곱째, 중소기업(SME) 및 비전통 산업으로의 확장이다. 초기 CDP는 대기업 중심이었으나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의 보급과 비용효율화로 중견·중소기업 및 금융·공공·비영리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이 결합되어 CDP 시장의 고속 성장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 과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CDP 시장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 리스크다. CDP가 다양한 채널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통합·관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이나 오남용 가능성이 커지며, 기업은 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SMR은 “고객 정보 보호 및 마케팅 동의 확보 등 데이터 관리에 주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데이터 품질 및 통합 난이도다. 다수의 시스템과 채널에 흩어진 데이터를 단일 고객 프로파일로 통합하고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복 제거, 식별 해결(identity resolution), 정제(cleaning) 등이 필요하며 이는 기술적·조직적 부담이 크다.

셋째, 내부 역량 부족이다. CDP를 도입하더라도 운영·활용할 분석 인력, 데이터 과학 역량, 조직 문화 변화 등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러한 준비가 미흡한 기업에서는 도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넷째, 솔루션 난립 및 선택의 복잡성이다. CDP 시장에 공급 업체가 다수 존재하며 기능·인터페이스·가격이 다양해 기업은 적합한 솔루션을 선택하고 기존 시스템과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섯째, 투자비용 및 ROI 산정의 어려움이다. CDP는 단순 솔루션 도입을 넘어 데이터 인프라, 운영·분석 인력, 활용 모델까지 포함되므로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중소기업이나 투자 회수 기간을 고려하는 기업에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CDP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더라도 기업 내부 채택과 활용이 지연될 수 있다.

시장 현황 – 유형별·지역별·산업별

CDP 시장은 유형별로 보면 플랫폼(플랫폼 솔루션)과 서비스(서비스: 구축·컨설팅·운영)로 구분된다. SMR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이 전체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비스 부문도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는 개인화 추천, 예측 분석, 마케팅 데이터 세분화, 고객 유지 및 참여, 보안관리 등이 주요 카테고리로 나타난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MR 보고서는 북미가 제일 큰 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이며, 유럽이 다음으로 크고, 아시아-태평양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조사기관인 IDC는 2022년 CDP 소프트웨어 시장이 약 27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북미 중심으로 디지털 마케팅 및 고객경험 혁신 수요가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텔레콤 & IT 분야가 예측기간 동안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됐다. SMR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콤 & IT 부문은 연평균성장률 13.6%로 가장 높게 예상된다. 소매·전자상거래 분야는 CDP 도입의 대표적 영역으로, 고객 경험 개선과 추천 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분야 역시 데이터 통합과 고객 인사이트 확보라는 필요성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다. 헬스케어 및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여행·환대 분야 또한 CDP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별 현황은 CDP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 산업에서 응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CDP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오라클, SAP, 어도비,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 SAS, 테라데이타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마케팅 자동화, 분석·AI 기능을 CDP 솔루션에 통합하며 시장 리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전문 스타트업 및 틈새 기업으로는 틸리움(Tealium), 리드스페이스(Leadspace), 자일로테크(Zylotech) 등이 CDP 기능 특화 시장에서 활동 중이다. 기업들은 인수합병, 파트너십, 기능 확장 등을 통해 CDP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데이터플랫폼(CDP) 시장은 기업이 고객 중심의 전략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활용하려는 흐름과 맞물려 고속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채널 확대, 데이터 복잡성 증가, 개인정보보호 규제 강화, 분석기술 진화 등이 복합적으로 CDP의 채택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품질·통합 난이도, 내부 역량 부족, 솔루션 선택의 복잡성, 투자 대비 수익(ROI) 산정의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기업이 CDP 솔루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면 기술적 준비·조직 변화·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동반되어야 한다.

시장은 유형·지역·산업별로 다변화되고 있으며, 주요 기업 및 생태계 참여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 및 사용자 입장에서는 CDP 도입과 활용 전략 수립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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