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IT 시스템이 클라우드와 컨테이너, 마이크로서비스, GPU 기반 AI 인프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운영 복잡성과 장애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서버,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에 이어 AI 모델과 GPU 자원까지 감시해야 하는 시대에는 단일 모니터링 도구만으로 서비스 전체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메트릭, 로그, 트레이스를 통합해 시스템 전 계층을 관통하는 ‘옵저버빌리티’가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장애 다운타임을 최소화하고 리소스를 최적화하기 위한 풀스택 옵저버빌리티 플랫폼을 요구하고 있다.

옵저버빌리티 선도 기업 와탭랩스(대표 이동인)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21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와탭 옵저버 서밋 2025’를 앞두고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네이티브 옵저버빌리티’를 핵심 비전으로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인 대표와 김성조 CTO가 참석해 기술 진화와 AI 시대 대응 전략을 상세히 설명하며, GPU·AI 워크로드까지 확장된 풀스택 옵저버빌리티 비전과 해외 사업 전략,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복잡성 폭발 시대, 풀스택 옵저버빌리티가 운영 표준으로

이동인 대표는 먼저 IT 인프라의 진화 속도를 강조했다. 인프라는 단일 물리 서버에서 클라우드, 컨테이너, 쿠버네티스를 거쳐 GPU 중심의 AI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구조 역시 단일 아키텍처에서 멀티티어, 마이크로서비스,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변화해 수천 개 단위의 서비스가 동시에 운영되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IT 복잡성 폭발, 운영 비용 증가, AI 도입이라는 세 가지 도전이 동시에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와탭랩스 이동인 대표
와탭랩스 이동인 대표

이 대표는 기존 ‘모니터링’의 한계를 지적하며 서버·APM·DB·로그·네트워크를 각각 다른 도구로 운영하는 방식은 라이선스 비용, 구축 부담, 데이터 단절 문제로 인해 장애 원인 분석까지 큰 시간을 소모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체 체인을 하나로 연결해 프론트엔드부터 백엔드, 데이터베이스, 인프라, 결제 서비스까지 한 화면에서 연관 분석할 수 있는 옵저버빌리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옵저버빌리티의 핵심 가치를 ▲엔드투엔드 통합 가시성 ▲도구 통합을 통한 복잡성 감소 ▲GPU·AI 워크로드 최적화 분석으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결제 페이지 속도가 느려졌을 때 프론트엔드 문제인지 API 병목인지, DB 쿼리 지연인지, 혹은 외부 결제 서비스 오류인지 즉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AI 인프라에서는 GPU 사용률, 모델 성능 변화, 추론 비용, 데이터 드리프트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해야 기업이 AI 투자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옵저버빌리티가 단순 기술을 넘어 비즈니스 손실을 줄이는 경영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 기준 시간당 매출 10억원 이상의 면세점 서비스가 1시간만 다운돼도 그대로 10억원 손실이 발생한다”며 장애 탐지 및 원인 분석 속도가 곧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구 통합과 자동화된 분석 환경을 통해 엔지니어가 장애 대응 대신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진은 정확한 운영 지표를 근거로 투자와 용량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기술 자산 축적...AI·GPU까지 확장한 풀스택 옵저버빌리티

김성조 CTO는 와탭랩스의 지난 10년을 ‘클라우드·사스 기반 모니터링에서 AI 시대 옵저버빌리티로의 진화’라고 요약했다. 초기에는 스타트업 서버를 모바일로 쉽게 모니터링하는 사스 기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고객 증가와 장애 한계를 겪으며 자체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사스, 퍼블릭 사스를 모두 구현해 국내 기업 구조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한 점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와탭랩스의 김성조 CTO
와탭랩스의 김성조 CTO

그는 국내 운영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극단적 직관성’을 최우선 가치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화면이 즉시 빨간색으로 변하는 실시간 경고, 직관적 UI를 통해 운영자가 빠르게 문제를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버와 APM에서 출발해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 모니터링을 추가했고, 2018년에는 컨테이너 전환 흐름을 읽고 국내 최초로 쿠버네티스 모니터링을 개발했다.

또한 컨테이너 환경에서 로그가 삭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그 모니터링을 고도화하고, 프로메테우스 생태계와 연동하기 위해 단순 브릿지 방식이 아니라 프롬QL 엔진 자체를 내장해 쿼리 기반 조회 기능을 자체 구현했다. 이를 기반으로 GPU 드라이버와 DCGM에서 지표를 추출하는 구조를 구축했으며, 이는 향후 AI 옵저버빌리티 확장의 기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GPU·AI 모니터링 사업도 본격화됐다. 이동인 대표는 “올해 GPU 모니터링 제품을 출시해 POC를 진행했고 매출의 5% 이상을 GPU 분야에서 거뒀다”며 내년 20% 이상이 목표라고 밝혔다. GPU 인프라를 보유한 국내 대기업과 공공 부문이 주요 타깃이며, 특히 퍼블릭 LLM을 쓰기 어려운 조직이 자체 GPU 팜을 운영하게 되면서 관리 효율과 가시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스·온프레미스를 동시에 지원하는 플랫폼 경쟁력도 강조됐다. 글로벌 제품 상당수가 사스 중심인 반면, 와탭랩스는 동일한 코드 기반으로 온프레미스 환경을 제공해 클라우드 전환이 더딘 아시아 대기업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30개 이상 고객, 5개 이상의 파트너를 확보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10억원 이상 매출에 이어 올해 2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공동 창업자가 미국으로 이동해 북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AI 시대 옵저버빌리티 과제와 와탭랩스가 그리는 다음 10년

AI 시대의 옵저버빌리티는 새로운 기술적 과제를 동반한다. 김 CTO는 첫째로 데이터 폭증을 언급하며 “일부 고객은 하루 1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모든 데이터를 AI에 그대로 입력하는 방식은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선별 분석과 구조화된 데이터 관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수집과 분석의 분리 문제로, 빅데이터 시절처럼 ‘데이터는 쌓였지만 활용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숫자 중심 데이터에 대한 AI 이해의 한계다. 모니터링 데이터는 CPU 70%가 정상인지 경고인지 같은 문맥을 함께 제공해야 AI가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째는 메트릭·로그·트레이스·알람의 연계 분석과 초단위 실시간성 요구 간의 충돌이다. 국내 운영 환경은 여전히 즉시성 중심이기 때문에 이를 AI가 처리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라고 지적했다.

와탭랩스는 해법으로 ‘시나리오 기반 선별 분석’과 데이터 레이크 전략을 제시했다. CPU, 사용자 지표, 로그 등 필요한 지표 조합을 시나리오로 정의해 표준화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로컬 LLM이나 퍼블릭 AI를 활용해 지연 분석, 보고서 생성, 이상 패턴 탐지 등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용과 품질을 모두 고려한 실용적 AI 옵저버빌리티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2026년 이후 옵저버빌리티 시장은 AI 인프라 통합 요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경험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와 GPU까지 단일 플랫폼에서 관찰하는 ‘AI 대상 옵저버빌리티’, 그리고 이상 탐지, 자동 교정 제안, 자연어 기반 운영 분석 등 ‘AI 기반 옵저버빌리티’가 동시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CTO는 “AI로 인해 시스템이 더 잘게 쪼개지고 더 복잡해지는 만큼 옵저버빌리티의 대상과 데이터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대표는 “옵저버빌리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복잡한 IT와 AI 인프라를 제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풀스택 옵저버빌리티와 GPU·AI 모니터링, 사스와 온프레미스 통합 플랫폼 전략, 일본·아세안·미국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계획을 통해 AI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 옵저버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는 지금이 국내 전문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존재감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을 AI 네이티브 옵저버빌리티 시대의 도약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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