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대해 세계적인 기업들, 특히 상장기업들이 탈탄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는 가운데 그들의 발표한 의지만큼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탄소 배출량 증가세 여전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에 중요한 의사 결정 지원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MSCI가 전체 국가 세계 투자 가능 시장 지수(MSCI All Country World Investable Market Index, ACWI IMI)에 포함된 상장 기업들의 기후 변화 진행 상황에 대한 척도를 제공하는 ‘MSCI 넷제로 트래커(MSCI Net-Zero Tracker)’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IPCC AR6 종합 보고서는 측정 가능한 수준의 기후 변화가 예상대로 도달했으며 완전한 붕괴의 위험이 이제 확실한 현실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상장 기업들이 주요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MSCI 넷제로 트래커 보고서는 기후 공약과 탄소 배출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공약을 하는 전 세계 상장 기업의 수는 올해 꾸준히 증가했지만, 목표의 포괄성과 수준은 회사별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장 기업들이 더 많은 기후 공약을 내세우고 자료 공개도 개선했지만, 탄소 배출량의 증가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장 기업의 약 절반(44%)이 탈탄소화 목표를 설정하고 있고 이는 2022년 10월 MSCI 넷제로 트래커에서 보고된 것보다 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는 모두가 탄소 집약도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업들의 기후 목표 중 17%만이 전체 가치망의 탄소 배출량을 파리협약의 1.5°C 목표에 부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발표된 전체 목표의 1/3(30%) 미만이 넷제로 배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상장 기업들이 1.5°C 온도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글로벌 배출 관련 예산을 2026년 10월이면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상됨을 보여준다. 이는 MSCI에서 2022년 10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2개월 빠른 수치이다.

상장 기업은 예상대로 올해 11.2기가톤의 직접 범위 1(Scope 1)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며, 이는 탄소 감축 공약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과 달라지지 않은 수치이다. MSCI의 추정 온도 상승(Implied Temperature Rise) 지표에 따르면, 향후 배출량 추세와 현재 기후 공약을 분석한 결과 지구는 이번 세기에 온도가 2.7°C 상승하는 경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기업을 평가하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상장 기업의 1/3 이상(35%)이 고객의 제품 사용 및 관련 공급업체에서 발생하는 범위 3 배출량을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 공개 수준은 작년 10월보다 5퍼센트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비상장 기업이 상장기업보다 탄소 배출 낮아

탄소 집약도는 상장 시장보다 비상장 시장에서 더 높을 수 있다고 종종 생각되지만, MSCI의 추정치는 다르다. MSCI ESG 리서치(MSCI ESG Research)와 버기스(Burgiss)의 데이터에 따르면, 탄소 배출 집약도가 가장 높은 산업 부문 5개 중 4개에서 비상장 기업이 상장 기업보다 더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5대 산업(유틸리티, 원자재, 에너지, 운송, 식품·음료·담배) 상장 기업의 평균 추정 탄소 집약도는 비상장 기업보다 76% 더 높다. 이 수치는 기관 투자자들이 사모펀드, 부채 및 실물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비상장 기업의 CO2 배출량 약 1억5000만 톤에 자금을 투자한다는 의미이다.

민간 투자의 배출량 기여도는 부문별 추세에 좌우되는데, 배출량 집약도가 낮은 하위 산업에 비공개 기업이 속해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 및 의료 부문은 기관의 민간 지분이 가지는 총 시장 가치의 47%를 차지하지만, 배출량은 단 6%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에너지, 원자재, 유틸리티 부문은 전체 비공개 시장 가치의 6%에 불과하지만 자금이 조달된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생산한다.

MSCI의 기후 변화 투자 연구 총괄 이사인 실베인 밴스턴(Sylvain Vanston)은 “투자자를 위한 공식은 미래에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물리적 위험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그들이 오늘 전환 위험을 해결해야 하며 필요한 실존적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자산 배분, 녹색 투자, 이사회 및 정책 입안자와의 대화를 포함한 전략적 수단을 사용하여 회사들의 넷제로 여정을 도울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데 필요한 규제 변화를 장려할 수 있다.”라며, “보고서와 같이 우리는 시간이 촉박하고 지구 온난화를 1.5°C로 제한할 궤도에 놓여있지 않으므로, 상장 및 비상장 기업 그리고 투자자 모두가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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