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산업에서 인도 엔지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역량 확보의 결과다.

상위 두 글로벌 기술 기업 CEO가 인도인이라는 사실은, 인도가 매년 배출하는 수백만 명의 공학·STEM 졸업생이 얼마나 탄탄한 기술 기반과 직업 윤리를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미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과 국내 교육 시스템이 길러내는 인재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드러낸다.
문제의 핵심은 외국 인재 채용 자체가 아니라, 미국 내 숙련 인력 공급망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 취약성은 교육 체계와 문화적 가치관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학생들의 STEM 기피와 교육 격차
엔지니어링, 컴퓨터 과학, 기타 STEM 분야는 높은 수요와 연봉에도 불구하고 미국 태생 학생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지 못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혹은 유튜버·인플루언서 같은 크리에이터 경제로 향한다. 이는 즉각적인 흥미와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에는 기여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준비도의 부족이다.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 결과에 따르면, 미국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취도는 싱가포르, 인도, 한국, 동유럽 일부 국가보다 현저히 낮다.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기초 학습이 부실해, 대학 진학 시 공학과 과학의 엄격한 과목을 소화할 준비가 부족하거나 의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해외 인재 채용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대응
인도나 중국은 기술 교육과 전문직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강하다. 가족들은 자녀가 엔지니어, 의사, 과학자가 되도록 장려하며, 교육을 개인 성장뿐 아니라 가족과 국가 발전의 책임으로 본다.
반면 미국에서는 “열정을 따르라”는 가치관이 강조되면서 STEM 분야 대신 대중적이고 화려한 경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며 빠르게 혁신할 수 있는 국내 인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
기업이 해외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며, 인도 엔지니어는 강한 기술적 기반과 직업 윤리, 도전 수용성을 갖춘 인력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해외 인재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STEM 교육 개편: K-12 수학·과학 교육 강화, 교사 전문성 제고, 엄격한 평가 복원.
문화적 변화: STEM 직업을 사회적 명예와 국가적 기여의 상징으로 재정의.
가정의 역할 강화: 어릴 때부터 규율·호기심·학문적 도전 정신 함양.
대학 개혁: 공학 전공 접근성 확대와 장학금·멘토십 지원 강화.
기업-교육 협력: 기업이 지역 학교·대학과 연계해 인재 육성에 직접 참여.
외국 인재나 이를 채용한 기업을 비난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진정한 해법은 미국 내부에 있다. 교육, 가족 가치, 국가 우선순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해외 인재 의존은 지속될 것이며, 이는 예외가 아니라 당연한 귀결이다. 기술 우수성은 법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시스템이 함께 길러내야 하는 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