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스토리지의 역할은 ‘보관’에서 ‘지능형 분석’으로 전환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기업 데이터 환경에 대한 재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IBM은 5월 2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AI는 데이터를 소비하는 동시에 생성하며, 이제 스토리지는 단순 저장소가 아니라 AI의 연산 기반이자 실시간 분석 인프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 글로벌 스토리지 샘 워너 부사장은 “2025년은 추론(Inferencing)의 해가 될 것”이라며, “AI 모델 대부분이 퍼블릭 데이터를 학습한 반면, 기업 내부 데이터는 겨우 1% 수준만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기회인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워너 부사장은 “AI를 실용화하려면 데이터 정확성, 보안, 접근권한 추적 등의 기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IBM 글로벌 스토리지 샘 워너 부사장
IBM 글로벌 스토리지 샘 워너 부사장

이 같은 맥락에서 IBM은 데이터를 AI 모델에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AI 데이터 파이프라인’ 개념을 도입하고, 벡터 데이터베이스와 콘텐츠 인식 스토리지(Content Aware Storage, CAS)를 스토리지에 통합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데이터가 변경되면 자동으로 청킹과 벡터화가 이뤄지며, 이 정보가 실시간으로 검색 가능하게 된다. 스토리지가 이제 데이터의 상태를 인지하고 학습 과정에 즉시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IBM 스토리지, AI 최적화와 비용 효율 모두 잡는다

AI 트렌드와 관련된 핵심 스토리지 기술에 대해 워너 부사장은 “단순히 AI를 위한 저장 장치가 아니라, AI 데이터 흐름 전체를 통합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IBM은 서버, 스토리지, GPU, 네트워크가 통합된 턴키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IBM 퓨전(Fusion)’을 제안했다.

IBM 퓨전은 레드햇 오픈시프트 기반 위에 IBM 콘텐츠 인식 스토리지를 결합해, AI 프로젝트 초기부터 운영까지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워너 부사장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GPU 등 AI 실행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으로서 퓨전은 ‘생성AI in a box’로 불릴 수 있으며, 기업이 실질적인 AI 성과를 빠르게 도출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IBM은 비용 효율성과 고밀도를 모두 고려한 QLC(Quad-Level Cell) 기반 스토리지도 병행 개발 중이다. “IBM은 플래시 코어 모듈 기술을 활용한 FlashSystem C200을 올해 1분기에 출시했으며, QLC 기반의 고밀도·저비용 시스템은 백업, 일반 워크로드, 아카이빙 등 다양한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토리지 스케일 시스템에도 QLC 드라이브를 적용한 신제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IBM 스토리지

IBM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자사 스토리지 솔루션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국내 사례를 공유했다. AI 애드테크 스타트업 파일러는 국내 최초로 엔비디아 DGX B200을 도입한 기업으로, IBM 스토리지 스케일 시스템(SSS 3500)을 활용해 초대형 비정형 데이터 기반 AI 모델 학습 환경을 구성했다. 워너 부사장은 “파일러는 컨테이너 기반 개발환경에서 다수의 개발자들이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하고 추론하는 데 있어, IBM SSS가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비스 피크 시간에도 시민 복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IBM 플래시시스템을 도입했다. 워너 부사장은 “기존 시스템은 야간 백업 지연, 데이터베이스 잠김 현상 등으로 시민 서비스 제공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라며, “고성능 입출력과 안정적인 이중화 구조를 갖춘 IBM 솔루션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의약품 유통업체 케어캠프는 보안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IBM 플래시시스템 7300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내장된 플래시 코어 모듈과 AI 기반 랜섬웨어 탐지 기능을 활용해 위협을 사전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다. 박대성 상는 “AI가 활용되며 생성되는 민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스토리지 수준에서의 사이버 레질리언스 확보가 결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보 수명주기 기반 스토리지 전략으로 미래 대비

IBM은 데이터의 가치를 시점에 따라 차등 관리할 수 있는 정보 수명주기 관리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부 박대성 상무는 “초기에는 고속·고성능 플래시에 저장되던 데이터도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하며, 이를 보관 위주로 전환해 비용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부 박대성 상무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부 박대성 상무

이를 위해 IBM은 플래시·디스크·테이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 전략을 구사한다. 박 상무는 “IBM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플래시와 테이프 아키텍처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며, 테이프 라이브러리는 대용량 장기보관 아카이빙 용도로 여전히 주요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BS, MBN 등 방송사는 수십 년간 축적된 동영상 자료를 IBM 테이프에 보관하고 있으며, IBM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AI 프로젝트에서는 GPU의 효율이 중요하지만, 고성능 GPU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스토리지가 병목 없이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토리지는 AI 연산을 위한 연료 공급 체계”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성능 연계, 확장성, 자동화, 보안 등을 모두 고려한 스토리지 전략이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IBM은 스토리지를 ‘지능형 데이터 허브’로 재정의하며, AI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전략을 내세웠다. AI 인프라의 기초가 되는 스토리지가 단순 저장소를 넘어서 데이터 가공과 분석의 능동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향후 기업의 디지털 전환 방향성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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