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와 자율 시스템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는 AI의 윤리성, 투명성, 책임성 확보를 위한 통합된 기술 표준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AI가 노동시장, 개인정보, 사회질서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AI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유엔은 2024년 ‘인류를 위한 AI 거버넌스’ 보고서를 통해 기술의 사회적 통제 장치 마련 필요성을 공식 제기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제 협력 기반의 기술 공유 플랫폼으로 ‘국제 AI 표준 거래소’가 신설되었다. 해당 거래소는 정책 입안자, 개발자, 기업 등이 전 세계 AI 표준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검토할 수 있는 중심 저장소로 기능한다.

세계 최대 기술 전문 단체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국제 AI 표준 거래소에 100개 이상의 AI 관련 글로벌 표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며 핵심 파트너로 참여했다. IEEE는 유엔 보고서에서도 기술적 영향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표준화 생태계 내 중심 기관으로 공식 참여하게 되었다.

AI 윤리·투명성 기반의 기술 표준 체계

IEEE는 다양한 윤리적·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는 AI 표준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IEEE 7000 시리즈’는 투명성, 알고리듬 편향, 개인정보 보호, 책임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며, AI 및 자율 시스템의 사회적 신뢰 확보를 위한 기초 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윤리적 설계(Ethically Aligned Design)’ 프레임워크는 AI 개발에 있어 인권 중심 설계를 강조하는 국제 기준으로, OECD 원칙 및 UN 글로벌 디지털 콤팩트와도 연결되어 있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글로벌 기술 설계 과정에서 윤리성을 제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IEEE는 AI 신뢰성 검증을 위한 인증 프로그램 ‘서티프AI이디(CertifAIEd)’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알고리듬 편향, 개인정보 보호, 윤리적 투명성 등의 기준에 따라 AI 시스템을 평가하며, EU AI 법 등 주요 국제 규정과 호환된다.

서티프AI이디는 미국, EU, 중국, 캐나다, 영국 등 여러 국가의 규제 요건과 연계되도록 설계되었으며, 실제 제품과 기업 운영에서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한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글로벌 AI 규제에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과 정책기관 지원 위한 실무 협력 확대

IEEE는 기술 표준 제공 외에도 정책 입안자 및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거버넌스 확립을 지원하고 있다. ‘기술 정책 협력(Technology Policy Collaborative)’ 프로그램은 각국 정부와 함께 기술 혁신의 영향을 분석하고, 적응형 정책 프레임워크를 공동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IEEE 표준협회 매니징 디렉터 알페쉬 샤(Alpesh Shah)는 “IEEE는 전 세계의 집단 지성을 국가별 및 국제적 맥락에 적용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참여는 IEEE의 지속적인 글로벌 영향력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IEEE는 AI 표준화에 관한 JRC 보고서 참여, 서티프AI이디 인증 평가자 지원, 제조사 인증, 정부·NGO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실무 기반 활동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제 AI 표준 생태계 내 공백 영역에 구체적인 기술 구현과 규범 옵션을 제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EEE는 이번 국제 AI 표준 거래소 참여를 통해 AI의 윤리적 설계, 책임 있는 운영, 기술 정책 확산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표준과 실행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AI 생태계에서 IEEE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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