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AI가 금융, 의료, 제조, 공공 등 속도·규모·정밀성이 중요한 산업에서 차세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및 AI 전문기업 SAS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경영진 5명 중 3명이 이미 양자 AI 분야에 투자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며, 시장의 관심과 투자 열기는 기술 성숙도보다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SAS의 양자 제품 전략 책임자 에이미 스타우트(Amy Stout)와 수석 양자 시스템 아키텍트 빌 위소츠키(Bill Wisotzki)가 인터뷰를 통해 양자 AI의 정의, ‘양자 우위’의 다차원적 의미, 기술 성숙도, 산업별 영향에 대해 심층적으로 설명했다.

양자 AI, 큐비트로 여는 고차원 연산
스타우트는 양자 AI를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의 결합”이라고 정의하며, 기존 컴퓨팅 방식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고전적 컴퓨터는 0 또는 1의 값을 가지는 이진 비트를 사용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 1, 또는 두 상태의 조합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antum Bit)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큐비트의 특성은 병렬 연산과 복잡한 문제의 고차원 표현을 가능하게 하며, 특정 유형의 문제에서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해법을 제공한다.
스타우트는 특히 최적화, 머신 러닝, 분자 모델링 분야에서 양자 AI의 장점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서비스의 차세대 위험 시뮬레이션, 의료 분야의 정밀 진단, 정부의 실시간 재난 대응 계획 등이 대표적인 적용 사례다. 그는 “이러한 고위험 산업에서 속도·규모·정밀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양자 AI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속도’만이 아닌 다차원적 양자 우위
위소츠키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의 개념이 언론에서 종종 단순 속도 경쟁으로 축소되는 점을 지적했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수십만 년이 걸리는 문제를 몇 시간 만에 해결하는 사례는 연구 시연 단계에 불과하며, 실제 고객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양자 우위를 속도뿐 아니라 데이터 표현력, 학습 효율, 에너지 절감 효과 등 다각적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로, 양자 머신 러닝에서는 양자 물리학적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를 고차원 공간으로 인코딩하거나, 더 적은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들었다. 또한 양자 연산 특성상 필요한 전력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컴퓨팅 환경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성숙도와 상용화 전망
스타우트는 양자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매년 3~5년 후”라는 업계 농담을 인용하며 신중한 시각을 제시했다. 현재 다양한 하드웨어와 공급업체가 양자 컴퓨터를 개발 중이며, 대규모 생산 환경에서 실제 이점을 제공하려면 규모·속도·정확도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스타우트는 “양자 기술이 아직 전면적인 기술 성숙도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주요 기업들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소츠키는 양자 AI가 AI와 의학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은 복잡한 분자 구조와 생물학적 과정을 모델링해 신약 개발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라며, 기존 10년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상 속 양자 컴퓨팅 시대를 향해
위소츠키는 장기적으로 양자 컴퓨팅이 사용자 경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는 일반 사용자가 양자 컴퓨팅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CPU·GPU·NPU처럼 양자 프로세서가 또 하나의 가속기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두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양자 AI가 아직 완전한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산업 전반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스타우트는 “향후 몇 년 안에 특정 문제 영역에서 양자적 이점을 제공하는 실제 사례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위소츠키는 “양자 컴퓨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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