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주목해야 할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먼저 네이처에서 선정한 과학기술 뉴스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

한선화 박사 / KISTI 전문위원·페블러스 수석 데이터 커뮤니케이터
한선화 박사 / KISTI 전문위원·페블러스 수석 데이터 커뮤니케이터

경쟁 치열한 비만 치료제의 확장

첫 번째로 주목할 내용은 바로 비만 치료제의 확장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의 글로벌 대성공에 이어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할 것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GLP-1 단일 작용에서 확장하여 2중 3중 작용제 메커니즘도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내년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오포글리프론의 임상 3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약은 첫 삼중 작용제라 치료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생산하기 쉬워 기존 치료법보다 저렴할 것이라고 한다. 또 체내 호르몬에 3중으로 작용하는 리타트루티드에 대한 임상 실험도 진행하는데요. 이 약은 임상 2상에서 비만 및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24주 차에 최대 17.5%의 평균 체중 감소를 보였고, 투약 기간을 11개월로 늘리고 최고 용량을 적용했을 때에는 평균 24.2%의 체중 감소를 경험해 경쟁력 대비 우월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작용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제형 변경의 움직임도 나타났는데요. 현재 승인된 대부분의 비만 치료제는 주사제형이다. 그래서 적용에 제한이 있었다.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세마클루티드가 임상 3상 시험에서 주사제 만큼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앞서 말한 일라이 릴리의 오포글리프론도 경구형 제형이다. 이 외에도 미세침 기술로 통증 없이 약물을 주입하는 패치형 제품도 나오는 등 비만 치료제를 체내에 주입하는 제형이 다양화될 전망이다. 이는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늘릴 뿐 아니라 비만 치료제 시장의 크기도 더 확장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한미약품, 동아ST 등 한국 제약사들의 경쟁 개발도 치열한데요. 한미약품의 GLP-1 치료제는 임상 3상을 마친 상태이고, LG화학, 유한양행, 광동제약, 휴메딕스, 팸트론 등의 제약 회사도 비만 당뇨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고 그 시장도 점점 커지는 만큼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 오기를 기대해 본다.

에너지 효율 높이는 컴퓨팅 기술

두 번째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의 등장이다. AI 시대의 가장 큰 숙제는 에너지 효율성이 아닐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메모리와 연산 장치를 합쳐 저전력을 구현하는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반도체를 꼽을 수 있다. PIM 반도체는 CPU/G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의 CEO 리사 수는 “PIM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메모리가 정보를 처리할 때보다 85% 이상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용화를 준비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 상태이다. 삼성전자는 D램 공정에 PIM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HBM-PIM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며, SK하이닉스도 PIM 반도체 GDDR 6-AiM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AI 가속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간의 신경 신호 처리 방식을 전자회로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의 신경 구조같이 모든 칩을 병렬로 연결해 연산과 저장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이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카이스트 연구팀이 작년 2월 뉴로모픽 반도체로 GPT-2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다량의 GPU와 250와트의 전력 소모를 통해 구동되는 GPT를 4.5mmX4.5mm의 작은 한 개의 AI 뉴로모픽 반도체 핍 상에서 400mW의 초전력으로 구현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소모 전력은 625배, 크기는 45배 작아졌다고 한다.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 경쟁 가속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상용화가 가까워졌다는 전망도 주목받고 있다. BCI는 뇌에 칩을 심어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인간 지능을 높이는 기술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가장 앞서 있다. 뉴럴링크는 작년 1월 사지마비 환자의 컴퓨터 칩 이식에 성공했고 생각으로 마우스를 움직이고 체스 게임을 진행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산업정보화부를 중심으로 BCI 장치 NEO를 개발하고 2023년 초기 임상 실험을 시작했다. 2025년에는 더 큰 규모의 임상 시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NEO는 뇌의 감각 운동 피질 위에 8개의 전극을 배치한 무선 장치로 마비 환자의 손 움직임을 회복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미 2023년에 시작된 NEO의 임상시험에서 척추 손상을 입은 참가자가 9개월간 BCI를 사용한 덕분에 먹고 마시고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다.

달로 가는 각축전 벌이는 우주선

지난해에는 미국 우주 업체 인튜이티브 머신의 우주선 오디세우스가 민간 우주선으로는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다.

그렇다면 올해 더 많은 민간 업체들의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게 될까? 2025년에는 더 많은 민간 기업들의 탐사선이 달에 착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1월 중순 쯤에는 작년에 실패한 일본의 우주 기업 아이스페이스가 두 번째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를 발사하고, 이때 미국의 우주 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인 블루 고스트도 함께 펠컨 9 로켓에 실려 떠날 예정이다. 미국의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도 다시 한 번 달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2025년에는 특히 달 남극으로 착륙선을 보내 달 표면 아래 물질을 탐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태양을 탐구할 우주선들도 속속 발사될 예정이다. 지난 12월 24일 미국 항공우주국의 태양 탐사선 파코 솔라 프로브는 태양에 약 610만km까지 근접하며 인간이 만든 물체 중 가장 태양 가까이 비행했다. 올해에도 태양을 향한 인류의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유럽 우주국 ESA와 중국 과학원이 공동 개발한 태양풍 자기권 전리권 링크 탐색기가 2025년 말에 발사될 예정이다.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가 연구 테마다. NASA 단독으로는 코로나와 태양권 관측 편광궤 위성도 태양풍 탐사를 위해 오는 2월 발사됩니다. 3차원 태양 대기 이미지 등을 촬영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국내 우주 과학계에도 좋은 소식이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에 참여한 NASA의 적외선 우주 망원경 SPHEREx가 2025년 상반기에 발사된다. 세계의 천문학자들의 손꼽아 기다린 순간이다. SPHEREx는 은하계의 정보를 수집할 우주 망원경으로 적외선을 사용해 하늘 전체를 102가지 색상으로 매핑한다. 지금까지는 몇 안 되는 색상으로 우주를 관측해 왔다. 이 계획을 주도하는 NASA는 “영화의 역사가 흑백 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전환되는 것과 같다.”라고 표현했다.

SPHEREx는 2년 동안 6개월마다 한 번씩 총 4번에 걸쳐 하늘 전체를 훑듯이 관측하게 되는데요. 관측 결과는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도 예정되어 있다.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 우나스텔라 등 국내 우주 발사체 기업들의 발사 도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상업 발사의 원년이 될지 기대되고 있다.

가장 뜨거운 뉴스 양자 과학기술·AI

이 외에 주목해야 하는 2025년 과학 뉴스로는 첫 번째 2025년이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되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UN은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같이 지정했다. 현대 물리학의 핵심 이론인 양자 역학은 현재 인류가 가장 주목하는 과학 기술이다. UN은 양자 과학기술이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과학 분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UN의 선언문에 따르면 해당 지정을 통해 양자 과학 및 응용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과학 지식 지평을 새로 열어줄 거대 과학 시설의 운영도 예고되어 있다. 스웨덴 룬드레 있는 역대 최강의 중성자 가속기 유럽 파쇄 중성자원이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입자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 기간만 10년 이상 걸린 이 거대한 연구장치는 중금속 표적에 거의 빛의 속도로 가속된 양성자 빔을 발사해 중성자를 생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중성자를 활용해 새로운 입자를 발굴하려는 게 입자 물리학자들의 계획이다.

미국 MIT 연구진이 설립한 핵융합 에너지 개발 기업인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스는 스파크(SPARC)라는 핵융합 장치 운영을 2025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가 운영되면서 인공 태양 핵융합 에너지 연구 분야에 있어 전환된 점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전문지 NATURE가 꼽은 2025 주목할 과학기술 이슈에 대해 소개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들은 모두 인공지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와 결합한 AI에 주목을 하고 있다. 생성AI를 탑재한 서비스 로봇이나 AI 노트북 시장, VR/MR 기기의 신제품 출연 등을 눈여겨 볼 기술로 꼽고 있다.

2025년에도 역시 과학기술은 흥미진진할 것 같다.

 

* 필자 한선화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을 역임하였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24년간 몸담은 KISTI에서 전문위원과 AI 데이터 진단 및 치료 벤처기업 페블러스의 수석 데이터 커뮤이케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KTV 과학톡의 고정 패널, TJB 대전방송의 과학 해설 프로그램 곽마더, 미래 핵심기술을 소개하는 미래설계소 등 다양한 과학 관련 방송에 출연하였으며, 현재는 TJB 대전방송의 생방송투데이에서 최신 과학기술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며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 이 칼럼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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