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홈 케어가 인기를 끌면서 LED로 피부 관리하는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늘고 있다. LED는 Light Emitting Diodes의 약자로 빛을 발산하는 다이오드를 의미한다.

다이오드는 한쪽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하는 반도체 소자이다. 양성을 띠는 P형 반도체와 음성을 띠는 N형 반도체를 붙여서 만듭니다. 이를 PN접합이라고 하다. 이 반도체 소재를 무엇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자를 통해 다양한 파장의 빛을 발광하는 성질을 만들 수 있어서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LED 조명
LED는 1962년 제너럴 일렉트로닉스의 닉 홀로니악(Nick Holonyak)이 최초로 빨간색 발광 다이오드를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백열 전구를 대체하는 신기술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조명이나 스위치 센서, 백라이트 이외에도 옥외 디스플레이나 가로등 자동차나 의료기기, 농업과 같은 특수 용도 등 생활 주변에서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용도에 따라서 다양한 형상이나 파장의 LED가 사용되고 있다.
LED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PN 접합에서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가 직접 빛 에너지로 변환되면서 에너지 소모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또 형광등이나 백열등 같은 다른 대다수 광원과 다르게 불필요한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발산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에 민감한 문화재나 예술 작품, 또 열 조사를 꺼리는 물건의 조명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입력 전압에 대한 응답이 빨라서 통신에도 사용되고 조명으로 사용할 경우 켜자마자 가장 밝은 빛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색의 빛을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발광되는 빛의 색은 PN접합에 사욘하는 소재로 결정된다. 알루미늄 갈륨 비소 LED는 적외선이나 빨간색, 갈륨비소인 LED는 빨간색이나 오렌지색, 노란색을, 인듐 질화 칼륨, 알루미늄 질화칼륨의 경우는 오렌지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보라색 자외선까지 내놓을 수가 있다. 인화갈륨의 경우에는 빨간색, 노란색, 녹색, 셀레나, 아연은 녹색과 파란색, 알루미늄 갈륨, 인듐은 오렌지색, 노란색 녹색과 같이 정말 다양한 색의 광 소재를 만들 수 있다.
2014년에는 청색 광원을 갖고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LED조명을 만들어 인류 생활에 기여한 공로로 3명의 과학자 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메이조 대학의 아카사키 이사무 교수, 나고야 대학의 아마노 히로시 교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
피부관리에 효과 높은 LED
조명으로 많이 쓰이는 LED가 피부를 관리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LED 마스크가 이미 많이 시판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주 재미있는 연구 성과가 나왔다. 많은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 연구 성과가 발표되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이 진피층에 균일하게 빛을 전달할 수 있는 피부 노화 억제용 LED 마스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주름이나 처짐, 탄력 저하 등 피부 노화 문제를 해결 도와주는 방지해주는 웨어러블 LED 마스크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 제품은 딱딱한 구조와 점 발광 방식으로 광 손실이 발생하고 또 치료용 빛이 진피까지 균일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3770개의 마이크로 LED와 광확산층을 이용해서 광원이 방출하는 빛을 고르게 분산시켜 피부에 균일한 빛을 줄 수 있는 면발광 방식의 LED 마스크를 개발했다.

또 유연한 기판에 3차원 종이접기 구조를 적용해서 얼굴의 굴곡에 완벽하게 밀착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그 효과를 더욱 높였다. 이를 통해 1.5mm 깊이의 진피까지 빛이 균일하게 전달되어서 진피 내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고 콜라겐과 탄력 섬유 합성을 촉진해 피부 재생을 유도한다고 한다. 33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대학병원의 임상실험에서 기존 LED 마스크 대비 진피층의 피부 탄력이 3.4배나 향상되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피부 탄력, 주름, 주름 처짐, 모공 등 8가지 모든 피부 노화 지표에서 탁월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면 이 LED가 어떻게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자외선은 살균 효과가 있고 적외선은 온열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건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가시광선 영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다. 자외선에 가까운 블루라이트의 경우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서 여드름균과 같은 피부의 나쁜 유해균을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 또 레드라이트 계열의 경우에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를 건드린다고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활성화되면 에너지를 발산해서 세포 재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세포 재생, 상처 치유 등에 이 파장들을 사용한다. 근적외선 영역은 실제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파장이다. 주로 붉은색 라이트를 함께 사용해 열로 인한 노폐물 분비 촉진, 혈류 순환 증가, 세포 활성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LED를 피부나 치료에 활용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5년 미국 항공우주국은 우주에서 식물을 빠르게 자라게 하려고 LED 조명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우주 왕복선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런데 NASA의 과학자들이 이 조명 아래에서 작업한 결과 손의 찰과상이 평소보다 더 빨리 치유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연구를 이어 고강도 적색 및 근적외선 LED가 쥐의 산소 결핍, 상처 치유를 크게 가속화하고 쥐의 피부, 뼈 및 근육, 세포 배양의 성장과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어 연구팀은 훈련 부상 치료를 위해 미 해군 승무원에게 LED 장치를 공급했는데요. 대조군에 비해서 근골격계 손상이 40% 이상 개선되었고 열상 치료 시간은 50%나 더 빨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연구 결과들이 있다. 중앙대 의대 김범준 교수팀은 대상 포진 환자를 대상으로 근적외선 파장이 통증 감소와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 생쥐도 특정 파장의 LED 치료를 통해 염증이 줄고 피부 상태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전남대 치대 최홍란 교수팀은 주황색 빛이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 PGE2의 합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 외에도 빛에 잘 반응하는 물질을 피부에 바르고 LED로 특정 파장의 빛을 쬐어 피지나 사마귀 등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든가 피부가 붓고 검은색으로 변한 상처에 근적외선을 쪼였더니 상처가 치유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LED의 안전성과 활용 시 주의사항
LED로 피부 관리를 받을 때 조심해야 될 점도 물론 있다. LED는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낮은 데다 출력을 조절하기도 쉽고 또 원하는 파장의 빛만 낼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다른 인체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아 의료용 기구로도 적합하다. 이 때문에 미국의 식품의약국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의 LED를 인체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그래도 조심하여야 할 부분이 있다. 블루라이트의 경우에는 자외선과 가까운 영역이라 오래 노출되면 기미 악화, 안구 화상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오래 쓰면 좋겠지!” 하고 과하게 사용하지 말고 꼭 설명서에 기재된 시간 내로만 사용하시고 검증된 제품만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LED 마스크를 사용할 때에는 피부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바른 화장품 성분 때문에 빛의 반사나 산란 효과가 생겨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상처가 난 후 아무는 동안에는 피부 재생에 관여하는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되는데 그 상태에서 너무 강한 빛의 자극이 들어오면 색소 침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니 점을 뺀 후나 피부에 상처가 생겼을 때에는 피부 재생을 위해 LED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활용이 확대되는 LED
앞으로 LED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광선을 이용해 백반증을 치료했다고 하고, 1903년에는 빛으로 결핵성 피부병을 치료한 방법이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에는 피부병 치료에서 암 치료에 이르기까지 빛 치료가 이용되고 있다. LED를 활용한 빛 치료의 적용 범위는 피부 재생과 치료 뿐 아니라 우울증, 불면증, 치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카이스트에서 발표한 피부에 밀착되는 면상 LED 마스크는 잘 구부러지는 유연한 특성과 면상으로 빛이 골고루 조사되는 특성 때문에 기술 발전에 따라 옷이나 시계, 신발 등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치료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빛만 쪼이면 피부도 탱탱해지고 머리숱도 풍성해지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 필자 한선화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을 역임하였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24년간 몸담은 KISTI에서 전문위원과 AI 데이터 진단 및 치료 벤처기업 페블러스의 수석 데이터 커뮤이케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KTV 과학톡의 고정 패널, TJB 대전방송의 과학 해설 프로그램 곽마더, 미래 핵심기술을 소개하는 미래설계소 등 다양한 과학 관련 방송에 출연하였으며, 현재는 TJB 대전방송의 생방송투데이에서 최신 과학기술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며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 이 칼럼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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