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반도체 성능 향상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신소재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2차원 물질인 전이금속칼코겐화물(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 이하 TMD)이 주목받고 있으나, 이를 고품질로 합성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유망한 합성 기술로는 화학기상증착법(CVD)과 에피택시(epitaxy) 방식이 있으나, 각각 전기적 특성 저하와 특정 기판 제한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연구진이 새로운 성장법을 개발해, 고품질 2차원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 연구진, 단결정 2차원 반도체 성장 신기술 '하이포택시' 개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이관형 교수 연구팀은 같은 학부 장혜진, 한정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웨이퍼 면적의 단결정 2차원 반도체를 다양한 기판 위에서 직접 성장시킬 수 있는 신기술 ‘하이포택시(Hypotaxy)’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연구진
서울대 연구진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2025년 2월 20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문동훈 연구원(단독 1저자), 이원식 연구원(참여저자), 장혜진 교수(참여저자), 이관형 교수(교신저자), 한정우 교수(참여저자)가 참여했다.

연구진은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을 템플릿으로 활용하여, TMD의 결정이 정렬된 형태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의 반도체 성장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기존의 반도체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을 갖추고 있으며, 저온(400℃)에서도 단결정 TMD를 성장시킬 수 있어 산업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하이포택시 기술의 특징과 도입 효과

하이포택시 기술은 반도체 성장 과정에서 후처리 없이 템플릿이 자연적으로 제거되며, 금속 박막의 두께를 조절하여 TMD의 층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기존의 화학기상증착법이나 에피택시 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어떤 기판에서도 완벽한 단결정 TMD 박막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이 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TMD로 제작한 반도체 소자는 높은 전하 이동도와 우수한 소자 균일성을 보였으며, 반도체 소자의 고성능화 및 고집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포택시는 단순히 2차원 반도체 성장 기술에 그치지 않고, 모든 결정질 박막 물질의 성장에도 적용 가능한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반도체 제조 방식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템플릿을 이용하여 결정 방향 및 구조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 최초로 제안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체 및 연구 기관들은 해당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지도한 이관형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하이포택시(Hypotaxy) 기술은 1930년대에 개념이 제안되어 현대 전자소자 개발을 이끈 에피택시(Epitaxy) 기술의 한계를 돌파했다”며, “하이포택시는 차세대 AI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3차원 집적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단독 1저자인 문동훈 연구원은 “기존 반도체 성장 기술인 에피택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판에서도 단결정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이포택시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번 연구가 신물질 개발과 새로운 격자 구조 합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연구들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문동훈 연구원은 기존 합성이 불가능했던 무아레 구조(Moiré structure)를 하이포택시 성장법을 통해 합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면적 고품질 성장이 어려웠던 다양한 신물질에 하이포택시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도 수행 중이며, 향후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포택시 기술을 반도체 산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차세대 반도체 및 신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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