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브라우저 격리(Remote Browser Isolation, 이하 RBI) 기술은 웹 기반 공격의 근본 차단을 목표로 하는 보안 기술로, 사용자의 웹 요청을 원격 서버에서 처리해 브라우저 환경을 외부와 완전히 분리시킨다. 최근 사이버 보안 위협이 고도화되고, 원격·모바일 근무가 보편화됨에 따라 RBI는 기업 보안 전략의 핵심 구성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엠 인텔리전스(DataM Intelligence)가 발표한 ‘글로벌 원격 브라우저 격리 기술 시장 2025년 5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RBI 시장은 2024년 약 5억9천만 달러에서 2032년 53억5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31.75%에 이른다. 주요 적용 분야는 금융, 정보통신, 정부·방위, 교육, 전자상거래 등 민감 데이터가 오가는 산업 전반이다.

글로벌 원격 브라우저 격리 시장 현황(자료제공=데이터엠 인텔리전스)
글로벌 원격 브라우저 격리 시장 현황(자료제공=데이터엠 인텔리전스)

보안 위협 증가와 클라우드 환경 확산이 시장 성장 견인

RBI 시장의 가장 강력한 성장 요인은 웹 기반 사이버 공격의 급증이다. 피싱, 제로데이 익스플로잇, 브라우저 취약점 공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엔드포인트 보안만으로는 위협을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고위험 산업군에서는 RBI를 통해 브라우저를 원격 환경에서 실행함으로써 악성 코드의 로컬 침투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 도입이 확대되며 RBI도 클라우드 기반 배포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확장성, 관리 용이성, 초기 투자비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제로 트러스트 보안 전략과의 연계 가능성도 클라우드 RBI의 채택률을 높이고 있다.

BYOD 정책과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 확산 또한 RBI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장소나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한 브라우징을 보장하는 RBI는 모바일 및 원격 접속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각국의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와 ESG 경영 요구에 대응해, 데이터 보호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고려한 RBI 채택도 늘고 있다.

경량화·지능화·모바일 대응으로 진화

RBI 기술은 구현 방식에 따라 도메인 객체 모델(DOM) 재구성 기반, 픽셀 푸시 방식, 네트워크 기반 렌더링 등으로 나뉜다. 이 중 DOM 기반 격리는 지연을 줄이고 대역폭 사용량이 적어 기업 수요가 높으며, 픽셀 방식은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지만 렌더링 지연 및 비용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DOM 기반 기술이 성능 개선을 통해 주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브라우저 세션에서 악성 행위를 탐지하는 실시간 분석 기능이 강화되고, AI 기반 위협 탐지와 세션 폐기 자동화 기술도 접목되고 있다.

또한, 별도 앱 설치 없이 모바일 브라우저에 확장 기능 형태로 RBI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도 확산 중이다. 모바일 화면 최적화, 터치 인터페이스 대응, 저사양 기기 지원 등의 기술이 함께 발전하며 사용성도 향상되고 있다.

비용 부담과 사용자 경험 개선이 과제

RBI는 고도화된 보안 기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가지 시장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원격 실행에 따른 렌더링 지연과 브라우징 속도 저하는 사용자 경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영상 콘텐츠나 실시간 협업 도구 사용 시 성능 저하가 두드러진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방식은 대역폭 사용량과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총소유비용(TCO)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기존 보안 솔루션(IAM, 게이트웨이 등)과의 통합 호환성도 주요 도입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국가별 규제와 산업별 인증 요구에 따른 정책 수립과 감사 체계 운영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 현황

기술 유형별로는 DOM 재구성 기반이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픽셀 기반, 네트워크 벡터 렌더링 방식이 뒤를 잇는다. DOM 방식은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 픽셀 방식은 높은 보안 요구 환경에서 선호된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제가 엄격하고 금융·의료 분야 보안 수요가 높다. 유럽은 GDPR 등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에 따라 기업들의 RBI 도입이 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고 모바일 중심 보안 수요가 높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산업별로는 금융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정보통신, 정부 및 방위, 교육, 전자상거래 등에서 웹 기반 공격 대응과 데이터 보호 목적의 RBI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RBI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는 브로드컴(Broadcom), 시스코(Cisco),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에릭콤(Ericom), 포스포인트(Forcepoint), 맥아피(McAfee), 프루프포인트(Proofpoint), 버사 네트웍스(Versa Networks), 지스케일러(Zscaler) 등이 있다. 이들은 클라우드 기반 RBI 플랫폼과 보안 생태계 통합 기능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엠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 브라우저 격리 기술은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선제적 보안 전략으로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특히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환경과 결합되며 금융·통신·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시장은 향후 기술 경량화, 자동화, 정책 통합 기능 강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지티티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