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결제와 온라인 금융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의 ‘사기 대응 역량’이 고객 신뢰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 손실 이상의 문제로, 사기 발생 이후 얼마나 신속하고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은행 관계 유지 여부를 좌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탐지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 단계의 불투명성과 소통 부족이 고객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 및 핀테크 자문기업 코너스톤 어드바이저스(Cornerstone Advisors)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사기 경험이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수치로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사기 경험이 있는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사기 탐지부터 최종 해결까지 5개 영역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했다.

사기 해결 품질, ‘신뢰와 충성도’의 핵심 지표로

코너스톤 어드바이저스가 쿠아보 프로드앤디스퓨츠(Quavo Fraud & Disputes)와 함께 수행한 ‘사기 경험: 은행 관계의 핵심 차별화 요인’ 연구에 따르면, 전체 평균 ‘사기 경험 지수(Fraud Experience Index)’는 100점 만점에 76점으로 ‘C’ 등급에 해당했다. 응답자의 8%만이 경험을 ‘A등급’으로 평가했으며, 25%는 ‘불합격(D 또는 F)’으로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특히 임시 신용 발급과 조사·문서화 단계에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응답자의 40% 이상은 사기 조사 중 임시 신용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이 과정의 지연이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사기 탐지와 최종 해결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60%의 응답자가 “몇 분 또는 몇 시간 내에 금융기관의 응답을 받았다”고 답해 초기 대응의 속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자동화가 신뢰 회복의 열쇠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은 실시간 상태 업데이트 기능이 사기 해결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만, 32%는 해당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투명성이 신뢰 회복에 결정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쿠아보 프로드앤디스퓨츠의 최고매출책임자 라이언 소렐스(Ryan Sorrels)는 “사기 해결은 단순한 운영 문제가 아니라 경쟁 우위의 핵심”이라며 “자동화, 디지털 셀프 서비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급사는 신뢰와 충성도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너스톤 어드바이저스의 론 셰블린(Ron Shevlin) 최고연구책임자는 “사기는 불가피하지만 부실한 사기 해결 절차까지 불가피할 필요는 없다”며 “소비자에게는 사기 경험의 질이 사기 예방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기 대응 품질이 금융 생태계 경쟁력 결정

이번 조사 결과는 사기 대응 품질이 단순한 리스크 관리 영역을 넘어, 금융기관의 브랜드 가치와 고객 유지율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 요소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속한 대응,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자동화된 프로세스는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사기 발생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해결 과정의 투명성과 속도, 그리고 고객 중심의 디지털 경험이 은행 관계를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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