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디지털 신뢰도 하락...예외 없는 산업 전반의 변화

사이버 보안 및 첨단 기술 글로벌 기업 탈레스(Thales)가 발표한 ‘2025 디지털 신뢰 지수(2025 Digital Trust Index)’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은행, 정부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신뢰 수준은 감소했고, 데이터 보호와 관련해 50% 이상의 신뢰를 받은 분야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번 조사는 14개국에서 총 1만4,009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브랜드와의 온라인 관계, 개인정보 보호 기대치, 신뢰 회복 방안 등에 대한 인식을 분석했다.

이러한 신뢰도 하락은 단순한 인식의 변화가 아닌 구체적인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 응답자의 19%는 지난 1년 동안 개인정보 유출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고, 82%는 이러한 경험이나 우려 때문에 지난 12개월 동안 한 번 이상 브랜드를 포기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데이터 보호에 대한 실질적인 불만이 소비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 신뢰도 격차, 세대 차이까지 뚜렷

가장 신뢰받는 산업은 2년 연속 은행업으로 나타났지만, 세대 간 차이는 명확했다. 55세 이상 응답자의 51%가 은행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Z세대(16~24세)는 32%에 불과했다. 이는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전통적인 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경향을 반영한다.

정부 기관은 전년 대비 유일하게 신뢰도가 상승한 분야다. 작년 37%였던 신뢰 응답률이 올해는 42%로 증가해, 개인 데이터를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부상했다. 반면, 뉴스 미디어는 단 3%의 응답자만이 신뢰한다고 답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소셜 미디어, 물류, 자동차 산업도 각각 4%의 신뢰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 책임 인식 확대… 데이터 공유에 대한 불만도 증가

소비자의 86%는 기업이 일정 수준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권리를 보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보호에 있어 기업보다 소비자에게 더 큰 책임이 부과되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데이터 보호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집중됐다고 응답했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7%가 "서비스 이용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34%만이 "기업이 데이터를 현명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서"라고 답변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신뢰가 무조건적이지 않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악성 봇·비정상적 사용자 경험, 이커머스 신뢰도에 악영향

고객 경험의 왜곡도 소비자 불만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응답자 중 33%는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대기열 제외, 가격 변동, 사이트 불안정 등 문제를 겪었으며, 이는 고객 구매 과정을 조작하는 악성 봇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불만은 명확하게 드러나, 기업 신뢰도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탈레스에 따르면 디지털 신뢰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기업이 보안 기술과 인증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응답자의 64%는 비밀번호 없는 인증, 생체인식, 다단계 인증, 책임감 있는 AI 도입과 같은 기술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탈레스 사이버 보안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 세바스티앙 카노(Sebastien Cano)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신뢰는 규제가 심한 산업 분야에서도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유일하게 정체되지 않은 분야가 있다면 바로 위협 환경”이라며, 사이버 공격의 복잡성과 빈도가 높아질수록 소비자 불신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핑거콜 애널리스트(KuppingerCole)의 사이버 보안 연구 디렉터 존 톨버트(John Tolbert)는 “디지털 신뢰도 하락은 계량화 가능하고 예방도 가능하다.”라며, 최신 CIAM(고객 신원 접근 관리), FRIP(사기 방지 인텔리전스 플랫폼), 생성형 AI, 데이터 보호 솔루션을 통합한 전략을 통해 기업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탈레스 조사 결과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 기업에게 신뢰 회복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기대를 이해하고 그것을 만족시키는 전방위적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신뢰도는 단기 수치가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 재이용률, 전환율 등 비즈니스 성과에 직결되기 때문에 향후 시장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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