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은 이제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조 조종사, 챗봇, 생성형 AI 도구 등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구글 워크스페이스 같은 플랫폼에 통합돼 중소기업(SMB)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크리스토퍼 밀러, ATB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크리스토퍼 밀러, ATB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그러나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아진 현실은 오히려 SMB에 새로운 도전과 결정을 요구한다. 전략, 운영, 기술 역량이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AI를 도입하면 위험 요소가 커지며,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의 공백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제조, 엔지니어링, 비영리 분야의 SMB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위험을 감당할 준비는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B는 현재의 노동시장과 기술 부족 상황에서 AI를 “채용 없는 성장” 수단으로 인식하며, 자동화를 통한 인력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까지 SMB의 80%가 과도한 예산 투입 없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AI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많은 리더는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며, 그것이 직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실질적인 질문 앞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자동화로 시작하는 생산성 향상

현재 SMB에서 AI의 성과는 산업 특화보다는 수평적 기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케팅, 인사,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생성형 AI와 분석 도구가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 스레드를 요약하거나 누락된 작업을 추출하는 AI 보조 도구, 직무 설명서 및 마케팅 콘텐츠 생성을 위한 생성 도구, 면접 내용을 필사하고 감정을 분석해 채용에 활용하는 HR 도구가 이미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도구는 직원들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전략적 사고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4%는 AI 도입의 가장 큰 이유로 “효율성 향상”을 꼽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SMB는 이러한 도구를 장기 전략이 아닌 임시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조직 전체 차원에서 통합적인 AI 전략을 수립한 곳은 드물다.

AI 기능은 월 수십 달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유출이나 저작권 침해 등 숨겨진 리스크는 훨씬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CISO나 법무팀이 없는 SMB에서는 공식적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부재가 이러한 위험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ISG 보고서에 따르면, SMB의 72%는 AI 정책을 공식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39%는 AI 관련 데이터 유출 사고를 최소 한 건 이상 겪은 바 있다.

MSP의 전략적 조력과 거버넌스 강화 필요

SMB 대부분은 자체 IT 부서가 없어 MSP(Managed Service Provider)가 사실상 기술 전략의 조력자 역할을 맡고 있다. MSP는 도구 설치를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는 AI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거버넌스 체계를 함께 정비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직원이 AI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민감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할 위험이 있으며, 이것은 악의적인 행동이 아니라 위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필자는 민감한 고객 정보가 복사-붙여넣기로 외부 AI 도구에 입력되는 상황을 목격했다. 이는 제품 사용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제품에 돈을 내지 않으면 당신이 곧 제품이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따라서 SMB는 AI 도입을 위한 지침 마련과 사용자 교육을 서둘러야 하며, 이는 MSP가 주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다.

AI 전략은 단지 효율 향상에 머물러선 안 된다. 실제로 액체 제조 분야의 한 고객은 AI를 활용해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며 고객 만족도를 높인 바 있다. 이 사례는 데이터 과학보다도 실제 운영 병목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AI 도입의 1단계가 생산성 향상, 2단계가 산업별 최적화로 나아가는 전형적인 경로임을 의미한다.

향후에는 에너지 인프라와 전력 비용도 AI 전략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 생성 AI와 대형 모델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력망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에 불균형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MSP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SMB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AI를 도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한다.

AI는 SMB에게 있어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누가 더 잘, 더 안전하게, 더 전략적으로 AI를 활용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이를 위해 MSP의 신뢰성과 명확한 정책은 기술 자체만큼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결론은 명확하다. “비즈니스 과제부터 시작하고, AI는 그 해결 수단이어야 한다. 그 반대는 아니다.” SMB의 AI 도입 성공 여부는 이 철학을 실현하는 데 달려 있다.

 

(*이 기고문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지티티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