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 인프라로 주목받는 6G 기술이 지상과 위성을 연결하는 ‘초공간 통신’ 실현을 향해 본격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5G 네트워크는 지상 통신망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자율비행체와 같은 차세대 이동체의 통신을 지원하기 위해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통합 인프라가 필수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새로운 교통 수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지상망과 위성망 간 끊김 없는 연결성과 통신 안정성이 핵심 기술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위성 통합 6G 기술은 통신 산업뿐 아니라 항공, 국방, 교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도가 기대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지상과 위성을 통합한 6G 초공간 통신 기술의 실시간 시연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상 기지국, 위성 기지국, 통합 단말, 6G 코어로 구성된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실제 도심항공교통(UAM)이 도시 간을 이동하는 동안 지상망과 위성망에 끊김 없이 연결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은 6G 시대 핵심 인프라 기술로서 국제표준화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청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ETRI는 이번 실증에서 핵심 구성 요소로 '듀얼 스티어링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단말이 상황에 따라 지상망 또는 위성망을 자동으로 선택해 최적의 통신 경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6G 코어 네트워크와 통합 단말은 실시간으로 통신 경로를 전환하며 안정적인 연결성을 제공함으로써, UAM 등 고속 이동체 환경에서의 실제 통신 시나리오를 재현했다. 시연에는 CG 기반 애니메이션과 테스트베드 장비가 연동되어 지상-UAM 및 위성-UAM 간의 무선 링크 변화가 시각적으로 표현되었고, 키사이트 채널 에뮬레이터를 통해 실제와 유사한 무선 채널 환경도 정밀하게 구현되었다. 참가자들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통해 마치 UAM에 탑승한 듯한 시점에서 통신 품질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이는 향후 서비스 상용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했다.

이번 기술 시연은 ETRI가 주도하는 '6G 핵심원천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공동 참여 기관으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KT SAT, SK텔링크, AP위성, 클레버로직, 에프알텍, RFHIC, 엠티지, 아주대학교, 인하대학교, KAIST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산학연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협업은 기술 상용화를 위한 민·군·산·학·연의 긴밀한 연계를 상징하며,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초석으로 기능하고 있다.

ETRI는 이번 기술 개발 과정에서 총 14편의 SCI 논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48건을 출원했으며, 3GPP 국제표준에 43건의 기술을 채택시키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개방형 무선 접속망(Open RAN) 연합 참여를 통해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3GPP 국제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 중이다.

ETRI 백용순 입체통신연구소장은 “6G 시대에는 지상과 하늘의 경계를 허물고,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진정한 ‘초공간 통신’이 실현될 것이다. 이번 시연을 통해 우리나라가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문식 위성통신연구본부장은 “5G까지는 지상과 위성망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6G는 양자를 완전히 통합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민·군·산·학·연의 긴밀한 협업과 국제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해당 기술은 UAM과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며, 지상과 위성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6G 통신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ETRI는 이번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표준화 및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