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방송과 콘텐츠 소비의 질적 고도화를 요구하는 시장에서, 고효율 미디어 압축 및 전송 기술은 스마트폰, TV, 셋톱박스, 차량용 기기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의 핵심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8K 방송, 메타버스, XR, 디지털 트윈 등 고품질 콘텐츠 수요 증가와 맞물려 이러한 기술의 산업적 파급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표준에 부합하면서도 기술료 수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기술 개발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20년간 축적한 미디어 압축 및 방송 전송 기술 성과가 기술료 1천억 원을 돌파하며 구체적 성과로 입증됐다.

MPEG·ATSC 국제표준 특허 2천건, 글로벌 채택 성과 확대

ETRI 미디어연구본부는 고효율 비디오 압축(HEVC), 다용도 비디오 압축(VVC), 개방형 AV1, 통합 오디오 압축(USAC), 3차원 오디오(3DA), HTTP 기반 스트리밍(DASH), 방송 전송 기술(ATSC 3.0) 등 핵심 미디어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들은 MPEG 및 북미 방송 표준화 기구(ATSC) 중심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돼 현재까지 2천여 건의 특허로 연결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누적 기술료 1천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USAC과 3DA는 각각 2008년, 2014년 MPEG 품질 평가에서 세계 2위 성과를 기록하며 독일 프라운호퍼(FhG), 돌비(Dolby), 소니(Sony)와 같은 글로벌 선두기업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 세계 방송 인프라 장악

ETRI가 주도한 ATSC 3.0 기술은 2017년 북미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채택된 데 이어, 2024년 7월 브라질 SBTVD 포럼에서 TV 3.0의 핵심 기술로 공식 인정받았다. 함께 채택된 VVC, 3DA 기술은 브라질 방송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ATSC 3.0은 UHD 화질, 양방향 서비스, 개인 맞춤형 기능 등을 지원하며, 2017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에 적용된 이후, 미국에서는 2020년 NextGen TV 본방송에 도입됐다.

AI 기반 차세대 압축 기술, 메타버스·생성형 콘텐츠 대응

ETRI는 현재 6세대 압축 기술인 ‘비욘드(Beyond) VVC’와 ‘Post USAC’ 개발을 진행 중이며, 공간음향, 입체 비디오, AI 기반 압축 등 차세대 콘텐츠 전달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가 생성한 멀티모달 콘텐츠의 저장 및 전송을 위한 핵심 솔루션으로도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2023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제144차 MPEG 회의에서는 ‘기계를 위한 비디오 특징 압축 기술(FCVCM)’ 부문에서 세계 1위와 2위를 동시 석권하며 AI 기반 미디어 기술력도 입증했다.

1조 3천억 원 경제효과

ETRI는 미디어 국제표준화 성과를 기술료 수익으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원천기술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 6년간 해당 기술을 통해 창출된 경제적 가치는 약 1조 2915억 원에 달하며, 기술은 현재 50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 TV, 셋톱박스, 차량용 기기 등에 칩 또는 소프트웨어 형태로 탑재돼 실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다.

ETRI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지상파 8K 브로드캐스트 송수신 기술, ATSC 3.0 기반 이동방송 수신칩 개발, 초실감 테라미디어를 위한 AV 및 LF 미디어 원천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태진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 산업 적용, 특허 수익화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독자 기술 기반의 기술 주권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