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급 안정과 효율적인 에너지 운용이 중요해지면서, 발전소 현장에서는 설비의 고장 예측과 안전한 운영, 작업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발전 산업은 설비 노후화와 고도의 기술 집약적 운영으로 인해 사고 예방과 고장 대응 역량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 산업 현장의 전문 지식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 개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한국남부발전과 전력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양 기관은 지난 5월 ‘발전분야 특화 에이전트 AI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전력설비 상태 진단·예측, 로봇 제어, 멀티모달 기반 언어모델 개발 등 발전소 특화 AI 기술의 연구·실증에 협력하기로 했다.

전력 설비 상태 진단·예측 AI 모델 개발

양 기관은 전력설비의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 ETRI 호남권연구본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안정적인 전력 생산·운영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전력 분야 특화 에이전트 개발’ 과제를 통해 연구 성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실제 발전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연구진은 실제 전력 전문가처럼 설비 상태를 분석하고 고장을 예측하며, 전문 지식 기반의 안내로 작업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며, 다변량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해 발전 설비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고 예측 오차를 4.0%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 제어 AI와 위험 작업 대체 기술

발전소 현장의 안전 확보와 작업 효율을 위해, 양 기관은 고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도록 로봇 제어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도 나선다. 이번 협력에서 개발될 AI는 작업자의 음성·텍스트 명령을 이해하고, 위험하거나 정밀도가 요구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제어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ETRI는 작업 성공률 98% 이상, 작업 종류 20종 이상을 지원하는 기술 성능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발전소 현장의 안전성은 물론 작업자의 부담을 경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모달 기반 언어모델 개발

또한 ETRI와 한국남부발전은 영상·음성·텍스트 등 복합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반 언어모델 개발에도 공동으로 나선다. 전력 산업에 특화된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해 발전소 운영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작업자의 질의에 전문가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진은 자격시험 기준 평균 85점, 상황판단 정확도 94% 이상의 성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전소 운영 효율화와 업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ETRI 강현서 호남권연구본부장은 “이번 협력은 전력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현장의 실질적 수요를 반영한 AI 기술을 통해 더욱 스마트하고 안전한 발전소 운영 체계를 실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남부발전 류호용 처장은 “ETRI와의 협력이 전력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 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가 에너지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