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AI와 생성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고밀도·고전력화가 가속화되면서,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글로벌 ICT 인프라 운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인프라 수용성과 친환경 설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생성AI 학습과 추론에 사용되는 고성능 GPU는 기존 CPU 대비 수배의 전력을 소모하며, 이에 따라 냉각 설비와 전력 인프라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고밀도 AI 서버는 랙당 30~50kW 이상의 전력을 요구하며, 전통적인 공랭 방식으로는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동시에 AI 모델의 지속적 학습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규모 전력 소비가 수반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수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에퀴닉스(Equinix)가 24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24 지속가능성 보고서’와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률과 탄소 감축, 냉각 혁신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에퀴닉스 장혜덕 한국 대표는 “AI 시대에는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라며 “효율적인 인프라 운영과 ESG 실행력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액체 냉각 ‘DLC’, 고집적 AI 서버 수용
에퀴닉스는 액체 냉각(수랭식) 기술 ‘DLC(Direct to Chip)’ 방식을 활용해 고발열 AI 서버 환경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는 공랭식 대비 3천배 이상 높은 열전도율을 갖는 냉각수를 칩 가까이까지 직접 전달해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동일한 전력 하에서도 서버 밀도를 높일 수 있어, 더 적은 수의 랙으로도 동일 서버 수를 수용할 수 있다.
이러한 냉각 기술의 진화는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이어졌다. 에퀴닉스의 2024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평균 전력사용효율(PUE) 지표를 1.39까지 낮췄다. 에퀴닉스는 현재 전 세계 270개 데이터센터 중 액체 냉각이 가능한 센터를 확대 중이며, 한국 고양에 위치한 SL2x 센터는 해당 냉각 구조를 이미 수용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 통신사가 보유한 최신 데이터센터는 추가 작업을 통해서 액체 냉각을 도입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96% 재생에너지 달성
에퀴닉스는 2015년 100% 재생에너지 기반 운영 목표를 선언한 이후, 2024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96%의 재생에너지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속성인증서(EAC) 기반으로 이미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 중이며, 글로벌 기준으로 총 1.2GW 규모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보한 상태다.
온실가스 배출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9년 대비 Scope 1 및 2 기준 온실가스 시장 기반 배출량을 10% 감축했으며, 폐열 재활용, 저탄소 전력전환, 수소·바이오디젤 기반 발전기 활용 등을 통해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파리 올림픽 수영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지역난방 등 폐열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향후 국내 지역난방공사와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AI·제조·금융 타깃 산업 확장
에퀴닉스는 현대자동차의 커넥티드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서울과 LA, 프랑크푸르트를 잇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국 NPU 생산 전문 기업 GROQ의 AI 추론 시스템도 에퀴닉스 인프라 내에 도입되고 있으며, 이처럼 도시 중심의 저지연 AI 추론 서비스 수요에 적극 대응 중이다.
AI 도입 이후 고객사들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퀴닉스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요구하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제조, 금융, 콘텐츠, 이커머스 등 전통 산업을 비롯해 헬스케어와 같은 디지털화 후발 분야까지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통신사, 클라우드, SaaS 중심 생태계를 넘어서는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에퀴닉스는 이러한 산업 고객들이 고밀도 AI 워크로드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전력 용량과 냉각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에퀴닉스는 국내에서 SL1(상암), SL2x·SL4(고양시 향동)에 이어 SL3x 센터를 착공하며 수도권 내 디지털 허브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액체 냉각이 가능한 설비와 AI 추론에 적합한 저지연 환경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에퀴닉스는 고객 수요에 맞춰 시설 구조와 냉각방식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액침 냉각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차세대 AI 칩 확산에 따라 국내 활용도 내년부터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퀴닉스는 고성능 AI 시대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제공하며, 국내외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향후에도 액체 냉각 기술, 재생에너지 전환, 글로벌 상호연결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성과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데이터센터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ESG 실행력과 AI 기반 고집적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는 운영 역량을 통해, 다양한 산업군의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수요를 선제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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