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국 정부기관은 디지털 주권과 안보를 강화하면서 혁신을 가속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생성AI와 소버린 AI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가별 데이터 보호, 국방·안보, 산업 경쟁력 유지 등의 이슈가 부각되면서 AI 기술을 단순히 디지털 혁신 도구가 아닌 전략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 역시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 기술로 AI를 인식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AI 투자 확대에는 여전히 초기 비용과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성 한계 등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해 정부 기관들은 보다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시장조사 기관 IDC에 의뢰해 아태 지역 6개국(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의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바탕으로 한 보고서 ‘선도적인 소버린 AI 국가 실현’을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 생성AI 투자 의향 아태지역 평균 상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기관의 AI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아태 지역 정부기관 중 46%가 이미 AI와 생성AI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거나 시험 중이라고 답했으며, 한국은 범용적 AI와 생성AI에 대한 투자 의향이 각각 60%, 67%로 아태 지역 평균을 상회했다.

AI와 소버린 AI의 투자 의향 비교
AI와 소버린 AI의 투자 의향 비교

특히 국내 정부기관의 23%는 글로벌 리더십 유지에 AI와 생성AI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기관의 50%가 2026년까지 새로운 생성AI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관련 사업 확대가 전망된다.

소버린 AI는 ‘선택적 채택’ 전략

한국은 소버린 AI를 공공 AI 우선 전략에 기반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태 지역 정부기관의 3분의 1은 2025년에 소버린 AI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한국은 2024년 현재 소버린 AI 투자 비율이 27%로 아태 평균 33%보다 낮았다. 그러나 2026년까지 국내 소버린 AI 투자 비율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소버린 AI의 핵심을 각 국가가 지역적 가치에 따라 안보와 혁신을 보장하기 위해 AI 인프라, 알고리듬, 데이터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소버린 AI가 글로벌 기술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소버린 AI 접근 방식을 ▲소버린 AI 위주의 투자 ▲가속기로서의 소버린 AI ▲일부 산업에 집중하는 소버린 AI ▲공공 AI 우선 및 선택적 소버린 AI 채택 등 네 가지로 구분하고, 한국은 마지막 유형에 속했다.

비용·상호 운용성이 걸림돌

한국 정부기관이 소버린 AI 도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과 상호 운용성 문제가 지목됐다. 응답자의 50%가 비용을, 47%가 기존 또는 향후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 문제를 주요 장애 요소로 꼽았다. 특히 비용 측면에서는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과 인력 역량 확보를 위한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상호 운용성 문제는 각 부처가 독립적으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가 차원의 통합적 전략을 수립·조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소버린 AI 성공 요인과 생태계 구축 과제

응답자들은 소버린 AI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 ‘윤리적 지침과 투명성을 우선시하는 AI 도구’(53%)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어 ‘국가 AI 이니셔티브에 전념하는 현지 인력을 보유한 공급업체’(40%),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37%)가 뒤를 이었다.

소버린 AI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국내 응답자들은 현재와 미래의 규제 컴플라이언스에 적합한 소버린 AI 프레임워크(53%), AI 전문성을 보유한 클라우드 생태계 파트너십(50%), AI 및 소버린 AI 인재 확보(47%)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따라서 전체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각국의 스타트업, 인프라 공급업체, 컴퓨팅 자원 제공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분야별 솔루션 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소버린 AI의 유망 사용 사례로 ▲지속가능성 촉진 AI(45.7%) ▲IT 운영 자동화(41.9%) ▲소프트웨어 개발 및 테스트(40.5%) ▲정책 및 예산 시뮬레이션(40.0%) ▲사기 방지 감사(39.5%) 등을 꼽았다.

소버린AI가 적용될 AI 사용 사례
소버린AI가 적용될 AI 사용 사례

성공적 소버린 AI 구축 7가지 단계

소버린 AI 로드맵 수립을 위해서는 ▲소버린 AI 역량 및 리더십 구축 ▲균형 잡힌 소버린 AI 접근 방식 채택 ▲국가 소버린 AI 생태계에 다양성 확보 ▲국가 전략적 중요 사용 사례 중심 접근 ▲데이터 거버넌스 및 상호 운용성 취약점 해결 ▲정책·규제 프레임워크 연계 ▲유능한 파트너로 구성된 국가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 등 7단계가 중요하다.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김경진  총괄 사장은 “소버린 AI는 안보와 혁신을 보장하는 동시에 국가 고유의 가치에 부합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혁신을 촉진하는 유망 기업들을 비롯해, 인프라 공급업체, 개발자, 분야별 기술 공급업체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확보함으로써 성공적인 소버린 AI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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