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기보다 확장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오늘날, 마케팅 산업은 효율성을 얻는 대신 복잡성을 키워왔다. 수많은 콘텐츠와 데이터가 생산되지만, 실제 창의적 가치보다 관리와 조정에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보조하지 못하고, 오히려 관리 부담으로 전이된 결과다..

마케팅의 본질은 ‘연결’이다. 고객, 데이터, 브랜드, 메시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가치가 창출된다. 그러나 기존의 디지털 마케팅은 이 연결이 단절된 상태에서 작동해왔다. 데이터는 시스템마다 분리되고, 의사결정은 경험에 의존했으며, 효율성은 추정에 머물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 바로 자율형 마케팅(Autonomous Marketing)이다.
자율형 마케팅의 기술 구조: 다중 에이전트와 AI의 결합
자율형 마케팅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다. 인간의 판단 구조를 모델링하고, 반복적 의사결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이 구조의 핵심은 IRMA(Internet Reasoning Model Aggregator)와 같은 다중 에이전트(Multi-Agent) 엔진이다.
다중 에이전트 구조에서는 각 AI 모듈이 특정 역할—콘텐츠 생성, 예산 최적화, 고객 세분화, 성과 예측—을 담당한다. 이 모듈들은 서로 데이터를 교환하며 실시간으로 전략을 수정한다. 예를 들어, 한 에이전트가 고객 반응 데이터를 분석하면 다른 에이전트가 이를 반영해 광고 문구나 배너 구성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지속적 학습(Self-Learning)을 수행한다. 과거의 캠페인 결과, 사용자의 클릭 패턴, 구매 행동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며, 성과가 낮은 요소를 제거하고 효율이 높은 채널에 리소스를 재분배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토노머스 캠페인(Autonomous Campaigns), 구글의 애즈 AI 맥스(Ads AI Max), IBM의 왓슨 오케스트레이트(watsonx Orchestrate) 등이 도입한 구조와 유사하다.
결국 자율형 마케팅의 본질은 ‘자동화’가 아니라 ‘적응성(Adaptivity)’이다. AI는 단순히 인간의 작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변화에 즉각 반응하고 결과를 스스로 수정하는 동적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뢰와 투명성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거버넌스
AI가 마케팅의 핵심 의사결정을 담당하게 되면, “어떤 데이터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가”를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거버넌스다.
자율형 마케팅 시스템에서는 캠페인의 실행 내역, 모델 수정 이력, 데이터 사용 경로가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예를 들어 솔라나(Solana)나 폴리곤(Polygon) 기반 분산원장에 마케팅 거래가 기록되면, 예산 집행, 클릭 데이터, 전환율 계산까지 모든 활동이 제3자 검증 가능 형태로 저장된다.
이와 같은 구조는 단순한 보안 강화가 아니라, AI 의사결정의 투명성(Explainability)을 구현하는 기술적 기반이 된다. 블록체인은 모델이 특정 결과를 도출한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하고, 데이터 변조나 성과 조작의 가능성을 줄인다. 또한 토큰 기반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캠페인 참여자나 데이터 제공자에게 기여도 기반의 보상을 자동 분배함으로써, 참여가 곧 신뢰가 되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접근은 글로벌 마케팅 생태계 전반의 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IAB 테크랩(Tech Lab), WPP,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 등 주요 광고 기술 기업들은 2024년 이후 블록체인 검증형 광고 데이터 관리 표준을 공동 개발 중이다.
기술은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넓게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율형 마케팅은 그 철학의 구체적 구현이다.
AI는 마케터의 전략적 결정을 보완하고, 블록체인은 그 결과의 신뢰를 보증한다. 두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은 효율만을 추구하지 않고, 신뢰 기반의 데이터 경제를 지향한다.
앞으로의 마케팅은 속도보다 투명성, 규모보다 의미, 자동화보다 적응성이 중요해질 것이다. 자율형 마케팅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기술적 중심축이며,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의 자율성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 기고문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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