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비즈니스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IT 조직은 단순한 지원 부서를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AI 도입, 사이버 보안 대응 등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가 기술 의사결정에 달려 있는 시대다. 이에 따라 IT 리더에게는 단순한 기술 전문성을 넘는 전략적 사고, 조직 리더십, 의사소통 능력 등 복합적 역량이 요구되고 있으며, 기업 차원의 리더십 육성과 기술 투자 재정비가 절실해지고 있다.

비즈니스 전략 중심으로 전환되는 IT 리더의 역할

IT 솔루션 기업 쿼드브리지(Quadbridge)는 연례 고객 설문조사와 자사 기술 컨퍼런스 QBITS 2025를 통해 IT 리더의 사고방식이 단기적인 문제 해결에서 미래지향적 전략 수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IT 리더의 91%가 기업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중 39%는 전략 수립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술 부서가 비즈니스 핵심 의사결정에 공식적으로 포함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략적 IT의 부상, 서버실에서 이사회실까지
전략적 IT의 부상, 서버실에서 이사회실까지

IT 리더들이 관심을 두는 역량 개발 분야도 전략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내년까지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분야로는 ▲혁신 전략 ▲인적 리더십 ▲기술 최적화가 꼽혔다. 이는 기술 운영 능력에 더해, 기업 성장 방향을 설계하고 조직 내 협업을 이끄는 역할로의 확장이 요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기술과 비즈니스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는 ‘전략형 리더십’이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QBITS 2025에서 가장 많은 참석자 수를 기록한 세션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IT 전략과 비즈니스 목표의 조화’, ‘리더십 잠재력 발굴’, ‘IT 리더 혁신 툴킷’ 등은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닌, 기술을 바탕으로 경영 전략과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끄는 방법론을 다뤘다. 이러한 주제는 관리자뿐만 아니라 기술 설계자, 팀 리더 등 전 계층의 IT 인력이 함께 참여하면서 기술 조직 전반의 사고 전환을 유도했다.

레노버 CTO이자 기조연설자였던 존 엔시조는 “IT의 미래는 기술을 넘어 경영 통찰력과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다”며, “모든 직급의 IT 전문가들이 전략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술 리더십이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몫이 아닌, 전사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역량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기술 기반 리더십 육성을 위한 기업의 정책적 과제

IT 리더십의 역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리더 양성과 기술 투자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쿼드브리지는 단기 컨퍼런스를 넘어서 연중 운영되는 임원 원탁회의,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 등 지속 가능한 리더십 강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기술 리더가 단기 과제가 아닌 장기 전략 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량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도록 설계되었다.

기업은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조직 차원의 기술 리더십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먼저, 기술자의 전략 참여를 제도화할 수 있도록 리더십 교육과 평가 기준을 경영 목표와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AI, 클라우드, 보안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를 설정할 때 기술 리더의 판단이 반영되도록 하는 거버넌스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기술 부서의 수직적·수평적 리더십 확장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존의 관리자 중심 교육을 넘어서 실무자, 중간 리더, 기술 설계자 등 다양한 직급의 참여를 유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크로스 기능 협업 환경 구축, 실무형 리더십 과제 도입, 직급 연계형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쿼드브리지 CEO 스티브 레슬리(Steve Leslie)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전략적 리더로 성장하도록 함께 진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IT 리더십을 지원한다는 것은 기술 역량을 넘어 조직 전체에 변화를 이끄는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이 파트너로서 역할을 자각하고 정책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IT 리더는 이제 기술 전문가를 넘어 비즈니스 전략을 주도하는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이 이러한 리더를 육성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전략적 사고, 협업 문화, 투자 거버넌스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IT와 경영의 경계를 허무는 전략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핵심 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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