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효과는 태양의 열이 지구로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고 순환되는 현상이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빛 에너지는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하면서, 일부분은 대기에 반사되어 우주로 방출되거나 대기에 흡수되고, 약 50% 정도의 햇빛만이 지표에 도달한다. 지표에 흡수된 빛 에너지는 열 에너지나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다시 바깥으로 방출되게 되는데, 방출되는 적외선의 절반 정도는 대기를 뚫고 우주로 빠져나가지만, 나머지는 구름이나 수증기,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효과 기체에 의해 흡수되며, 온실 효과 기체들은 이를 다시 지표로 되돌려 보낸다.

한선화 박사 / KISTI 전문위원·페블러스 수석 데이터 커뮤니케이터
한선화 박사 / KISTI 전문위원·페블러스 수석 데이터 커뮤니케이터

이와 같은 작용을 반복하면서 지구는 따뜻해진다. 실제 대기에 의해 일어나는 온실 효과는 지구를 항상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현상이다. 만약 대기가 없어 온실 효과가 없다면, 지구는 낮에는 햇빛을 받아 수십도 이상 올라가지만, 태양이 없는 밤에는 모든 열이 방출되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나쁜 영향으로 많이 거론되는 온실 효과는,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들이 과다하게 대기 중에 방출되어 야기될지 모르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지구에서 나가는 복사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가두는 것은 수증기다. 그런데 왜 이산화탄소만 이야기할까?

자연에서 존재하는 온실가스는 지구의 열평형을 유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온실가스가 너무 많아져서 지구온난화의 문제가 된 것이다. 원래 자연이 만들어 준 이불만 덮어야 하는 지구가, 사람이 만들어낸 온실가스 때문에 더 두꺼운 오리털 이불을 덮은 셈이다. 인위적인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가장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감소를 이야기한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사실 여러 인위적인 가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온실 효과를 크게 내는 가스들이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해 나가기 위해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협약을 맺었다. 이러한 기후변화 협약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자 2005년 교토 의정서가 발효되어 선진국에서 먼저 온실가스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세우고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협의했다.

바로 이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를 6개의 기체로 규정하고 이 6대 온실가스에 대해 감축할 것을 국제적으로 합의했다.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이다.

이산화탄소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 나오고, 수소불화탄소는 에어컨 냉매에 사용된다. 육불화황은 절연체의 원료가 되고, 아산화질소는 산업 공정이나 비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 과불화탄소는 세정용 액체에 사용되고, 메탄은 축산업이나 농업 폐기물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기체들 중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가장 낮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1이라면 메탄은 201, 아산화질소는 310, 수소불화탄소는 140에서 1만 1700, 과불화탄소는 6500에서 9만 2000, 육불화황은 2만 3900이나 된다. 그런데 전체 온실가스의 배출량 중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양이 80%를 상회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영향력이 크다. 또 냉매제 절연제에 사용되는 온실가스들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물질을 개발해 사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이산화탄소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한 줄일 수도 없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없다면, 배출된 이산화가스가 대기 중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을 이산화탄소 포집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여러 물질이 혼합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서 모으는 기술이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는 공장, 굴뚝과 같은 배출원에서 걸러내게 되면 그 효과가 매우 크다. 먼저 배출된 가스를 용매가 들어있는 흡수제와 결합시켜 이산화탄소만 회수하고, 나머지 가스는 배출한다. 이산화탄소를 회수한 용매는 열을 가해 이산화탄소와 용매를 분리한 후, 용매는 재활용하고 이산화탄소만 포집하는 방법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인 키어솔(KIERSOL)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액상 흡수제와 이를 이용한 포집 공정을 총칭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1톤당 27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회수할 수 있다.

회수된 이산화탄소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저장해야 한다. 저장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땅속에 저장하는 지중 저장과 해저에 분사하여 저장하는 해양 저장이다. 먼저 땅속에 저장하는 방법은 지층의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우리 땅속에는 덮개암이라는 아주 고밀도의 지층이 있다. 이 덮개암 밑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있게 된다. 해양 저장의 경우에는 1천에서 3천 미터 정도의 아주 깊은 바다에 기체 또는 액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분사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용해되면, 수소 이온이 생겨 해양 산성화가 일어나고 이는 해양 생태계에 다양한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적용할 수 없다.

어렵게 이산화탄소를 분리했는데, 이것을 버리는 데도 또 비용이 들고 어려운 일이라면,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산화탄소도 배출을 줄일 수 없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으면 일거양득일 것이다.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화학·생물학적 변화 과정을 거쳐, 화학 제품의 연료나 바이어 연료 등으로 치환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이런 기술을 탄소자원화 기술이라고 한다.

탄소자원화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변화를 통해 화학 제품의 원료인 메탄올, 나프타 등으로 전환하는 화학 제품 생산 방식, 이산화탄소를 칼슘연과 같은 광물질과 반응시켜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광물 탄산화, 플랑크톤과 같이 이산화탄소 흡수가 빠른 미세 조류에게 먹이로 준 다음 이를 원료로 전환하는 바이오 연료 생산 등이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휘발유의 원료인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진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연료나 휘발유의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촉매를 이용해서 낮은 온도에서 이산화탄소를 쉽게 반응시키면서 부산물을 적게 만들어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루 5kg의 합성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는 시범 실증 시설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수요 기업체들과 협업해 실증 규모를 키우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지구와 미래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는 방법, 생성하더라도 이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고 더 나아가 자원화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겠다.

 

*필자 한선화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을 역임하였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24년간 몸담은 KISTI에서 전문위원과 AI 데이터 진단 및 치료 벤처기업 페블러스의 수석 데이터 커뮤이케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KTV 과학톡의 고정 패널, TJB 대전방송의 과학 해설 프로그램 곽마더, 미래 핵심기술을 소개하는 미래설계소 등 다양한 과학 관련 방송에 출연하였으며, 현재는 TJB 대전방송의 생방송투데이에서 최신 과학기술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며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칼럼은 GTT KOREA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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