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글로벌 비즈니스와 공공 서비스에 본격 도입되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공감형 인공지능’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와 같은 다문화·다언어 환경에서는 정서적 반응까지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이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과 A*STAR 정보통신연구원이 아시아 테크 x 싱가포르(ATxSG)의 ATxSummit 2025에서 공감형 대규모 언어 모델 ‘메라리온(Multimodal Empathetic Reasoning and Learning in One Network, MERaLiON)’의 최신 기능 발표와 함께 글로벌 컨소시엄을 출범했다. 메라리온은 동남아 주요 언어 지원과 감성 인식 기능을 강화하며, 실제 산업 활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다국어 감성 인식으로 동남아 AI 경쟁력 제고

메라리온은 영어, 북경어, 싱글리시, 말레이어, 타밀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 처리를 지원하며, 고급 코드 전환과 감정 인식 기능을 탑재해 문화적 맥락까지 반영한 정교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객 서비스, 마케팅, 사회 서비스 분야에 활용 가능한 직관적 AI 애플리케이션이 가능해졌다.

이 모델은 2024년 12월 공개된 이후 전 세계 9만 회 이상 다운로드되었으며, 기업 연구소, 미디어, 스타트업, 학계에서 폭넓게 도입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IMDA와 A*STAR는 메라리온컨소시엄을 출범해 ST 엔지니어링, DBS, 그랩, 마이크로소프트 싱가포르 등과 함께 실용적 AI 서비스 개발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또한 AI 도입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베리파이(AI Verify) 프레임워크를 미국 NIST의 AI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와 공동 매핑하고, 국제 표준 정합성을 강화했다. AI 안전연구소는 프랑스 AI 연구소와 협력을 시작하며, 국제 협력 기반의 안전한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에니그마, 헬스케어 AI 도입을 위한 주권형 플랫폼 시범 운영

에니그마 헬스는 싱헬스 듀크-NUS에서 분사한 AI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자체 개발한 주권형 에이전틱 AI 플랫폼 ‘에니그마(Enigma)’를 통해 임상시험, 치료 과정 최적화, 시장 진입 속도 개선 등을 목표로 한다. 이 플랫폼은 강력한 데이터 보안과 규제 준수 구조를 기반으로, 현재 싱헬스 산하 의료기관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에니그마는 로슈(Roche) 및 ST 엔지니어링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헬스케어 AI 확장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나섰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이 임상 의사결정과 신약 접근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개발정보부 국무장관 라하유 마잠은 ATxSG 2025 심포지엄에서 이를 발표하며, 생성형 AI의 의료 적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책임 있는 AI 도입을 위한 헬스케어 실증 사례를 바탕으로, 의료 데이터 활용의 규범을 선도할 방침이다.

데이터 신뢰 기반 국제 협력과 정책 연계 확대

싱가포르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경 간 데이터 흐름을 위한 ‘글로벌 국경 간 프라이버시 규칙(CBPR)’ 인증제를 미국과 공동 추진 중이다. 해당 인증제는 9개 경제권, 약 40조 달러 규모 시장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2025년 6월 2일부터 기업의 공식 신청이 시작된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CBPR 포럼의 부의장국을 맡고 있다.

또한 태국 국가방송통신위원회(NBTC)와는 아세안 지역 통신 사기 대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데이터 신뢰와 보안 중심의 디지털 정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싱가포르가 아시아 디지털 신뢰의 허브로서 책임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발표는 감성 지능과 다국어 대응 능력을 갖춘 메라리온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책임 있는 AI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과 국제 협력의 확대를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AI 기술의 실용성과 안전성, 신뢰 기반 거버넌스를 균형 있게 추진하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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